
[더구루=정예린 기자] 독일 배터리 산업이 글로벌 에너지 전환과 친환경 모빌리티 확대에 힘입어 지속 성장하고 있다. 배터리 제조부터 재활용까지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며 경쟁력을 강화, 유럽 자동차에 이어 배터리까지 선도국가 지위를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24일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올해 독일 리튬이온배터리 시장 규모는 46억8000만 달러(약 6조1100억원)로 추산된다. 오는 2032년 157억2000만 달러(약 20조5150억원)를 달성, 연평균 성장률 14.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국가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성장세다. 이탈리아, 스위스,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등 기타 유럽 국가들은 41억1000만 달러(약 5조3600억원)의 시장 규모를 기록, 8.7%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였다. 대부분 유럽 국가들이 배터리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높은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독일 시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독일 리튬이온배터리 생산량은 전년 대비 약 30GWh 증가한 83GWh에 달할 전망이다. CATL, 테슬라 등 글로벌 배터리·전기차 회사들이 완성차 제조사가 대거 포진해 있는 독일에 잇따라 둥지를 틀며 배터리 생산량 확대로 이어진 것이다.
배터리 수입량도 증가했다. 작년 배터리 총수입액은 전년 대비 39.2% 증가한 144억1100만 달러(약 18조8100억원)였다. 최대 수입국은 중국으로 40.2%(57억9300만 달러)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폴란드, 헝가리, 한국, 체코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향 배터리 수입액은 전년 대비 1.3% 감소한 8억6000만 달러(약 1조1223억원)였다.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핵심 원재료인 리튬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소재를 확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프라운호퍼 시스템 및 혁신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말 유럽연합(EU) 내 리튬이온배터리 재활용량은 연간 16만t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중 약 70%를 유럽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독일 기업의 비중은 24%로 가장 높다. △듀젠펠트(Duesenfeld) △아큐렉(Accurec) 등의 재활용 기업이 있으며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 완성차 기업도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코트라(KOTRA) 함부르크무역관 관계자는 "독일 정부는 2030년까지 신규 등록 차량의 90%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는 수요는 매우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독일은 배터리의 친환경 생산과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어 지속가능한 생산과 공급망 확보를 위한 배터리 재활용 분야에도 큰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