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내년에도 세계 최대 규모 광고판으로 불리는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Super Bowl) 광고를 건너뛰기로 결정했다. 틱톡 등 광고비를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체 플랫폼을 찾았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미국 슈퍼볼 광고 집행을 하지 않기로 했다. 슈퍼볼 광고 효과와 파급력은 여전하지만, 초당 2억원이 훌쩍 넘는 막대한 광고비를 지불하기에는 부담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 2010년부터 거의 매년 광고를 집행했던 만큼 내년에는 슈퍼볼 광고에 모습을 나타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결국 4년 연속 불참하게 됐다.
현대차 슈퍼볼 광고는 2020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현대차는 슈퍼볼 광고를 통해 쏘나타 원격 스마트 주차 기능을 강조한 영상 'Smaht Pahk'을 선보인 바 있다. 좁은 주차공간에 주차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해당 기능을 사용해 쉽게 주차를 하는 모습을 그렸다. 특히 '캡틴 아메리카'로 유명한 크리스 에반스 등 미국 유명 셀럽들이 출연해 높은 관심을 받았었다. <본보 2020년 1월 28일 참고 [+영상] 현대차, 美 슈퍼볼 영상 'Smaht Pahk' 공개…쏘나타 원격 스마트 주차 기능 강조>
현대차는 슈퍼볼 광고를 대체할 수 있는 플랫폼과 채널을 발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안으로 글로벌 모바일 숏폼 플랫폼 '틱톡'을 주목하고 있다. 슈퍼볼 광고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노출 효과를 최대로 누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현대차는 올해 슈퍼볼을 앞두고 틱톡을 통해 진행한 아이오닉6 캠페인이 슈퍼볼 광고 못지 않은 호응을 얻었다. 2주 동안 1억뷰를 돌파하며 전년 대비 300% 세 자릿수 증가한 시청 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작년 슈퍼볼 시청자(약 2억800만명)의 절반에 가까운 노출 효과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특히 TV로만 경기를 시청한 시청자와 비교하면 90% 비중에 달한다.
안젤라 제페다(Angela Zepeda) 현대차미국판매법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현대차는 여전히 슈퍼볼을 좋아하지만, 광고 비용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야 할 때"라며 "우리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틱톡 플랫폼을 활용하는 여러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틱톡과 협업에 앞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이었던 2021년과 2022년에도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슈퍼볼 광고를 대체하기도 했다. 2021년에는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아마존과 함께 경품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이듬해에는 디즈니(Disney)와 손 잡고 새로운 광고 캠페인, 오리지널 콘텐츠, 고객 체험 활동 등을 포함해 디즈니 브랜드 및 디즈니의 지적재산을 기반으로 한 상품 등 대대적인 글로벌 광고·마케팅 활동을 펼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