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윤진웅 기자] 미국 환경 당국이 타이어 생산에 쓰이는 첨가물인 6PPD를 기수생태계 파괴 주요 원인으로 지목, 전수조사를 시작한다. 현지 환경단체가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인디언 부족들을 대신해 청원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등 글로벌 유수 타이어 업체들을 대상으로 소송 제기도 예고됐다.
10일 미국 환경보호국(EPA)에 따르면 EPA는 독성 물질 관리법에 의거 6PPD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간다. 6PPD은 자동차 타이어가 아스팔트와 마찰했을 때 손상을 방지하고 수명을 늘리도록 도와주는 화학물질이다.
이번 전수조사는 비영리 환경단체인 어스저스티스(Earthjustice)의 청원에 따른 것이다. 어스저스티스는 △유록(Yurok) △포트 갬블 스클람(Port Gamble S'Klallam) △퓌얄럽 트리베(Puyallup Tribes) 등 인디언 부족을 대리해 EPA에 6PPD 사용 전면 금지를 요청했다. 이들 부족은 어업을 토대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앞서 니스퀄리(Naisqually) 부족장의 경우 지난달 미 상원 세출위원회에 6PPD에 따른 연어 개체수 감소에 대한 해결 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어스저스티스는 6PPD를 해양 오염 원인으로 보고 있다. 6PPD가 오존에 노출돼 6PPD-퀴논(Quinone)으로 변하면서 물고기들에 치명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 특히 연어에는 산란 전 사망하는 도시 유출 사망 증후군(Urban Runoff Mortality Syndrome)을 유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EPA는 "실제 6PPD-퀴논은 매우 낮은 농도에서도 심각한 독성을 갖고 있어 어류들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특히 은연어에게 치명적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어스저스티스 청원 승인의 배경을 밝혔다. 이미 지난해부터 6PPD-퀴논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었다는 사실도 전했다.
어스저스티스는 "연어는 일부 인디언 부족들의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 중 하나"라며 "EPA가 6PPD에 대한 위험성을 파악하고 이를 규제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식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아울러 어스저스티스는 수산자원연구소(IFR)와 태평양 연안 어업 연맹(Pacific Coast Federation of Fishermen's Associations)을 대신해 6PPD 사용 타이어 업체에 대한 소송 진행도 예고했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를 비롯해 브리지스톤, 콘티넨탈, 기티, 굿이어, 쿠퍼, 노키아, 미쉐린, 피렐리, 스미토모, 도쿄, 요코하마 등을 소송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미 지난 8월 내용 증명을 보냈다는 설명이다.
타이어 업체들은 이번 EPA 전수조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6PPD에 대한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6PPD를 대안할 첨가물을 발굴하는 데 역량을 쏟을 계획이다. 동시에 어스저스티스가 제기하는 소송에 맞대응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