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한아름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문화를 나누는 기업시민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미국 예술가 로렌스 와이너(Lawrence Weiner) 작품전을 열고 ‘아트’를 내세워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미술관을 컬렉션을 보관하는 장소로 활용하기보다, 대중과 문화적 가치를 함께 공유하고 소통의 장으로 변모시키려는 분위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이달 31일부터 로렌스 와이너 개인전 '언더 더 썬'(Under The Sun)을 개최한다. 전시회는 내년 1월 28일까지 이어진다. 현대 미술의 첨병이자 언어의 조각가로 불리는 개념 미술가 로렌스 와이너 작품을 한데 모았다.
서경배 회장이 중시하던 ‘감성경영’과 일맥상통한다. 아울러 커넥팅 마케팅에 역량을 쏟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이색적인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의 브랜드와 제품이 주던 즐거움을 넘어 보다 신선한 자극을 제공하며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을 젊은 층에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성과도 좋다. 앞서 대표 브랜드 설화수를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로서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커넥팅 마케팅을 펼쳤다. 설화수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1년간 파트너십을 체결하자 설화수의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50% 이상 증가하는 등 MZ세대의 인지도를 늘렸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1979년 세워진 태평양박물관을 모태로 한다. 창업자인 고 서성환 회장이 수집한 미술품을 기반으로 출발했다. 서경배 회장 역시 세계 200대 컬렉터로 손꼽히기도 한다. 서 회장은 부친이 설립한 미술관 공간이 비좁아 소장품의 90% 이상이 지하 창고에 보관된 것을 안타깝게 여겨 미술관 확장에 나섰다. 현재는 신사옥으로 들어와 문화의 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편 로렌스 와이너는 1942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언어를 미술의 재료로 사용하며 명성을 얻었다. 1995년 독일 미술계에서 권위 있는 미술 상인 '볼프강 한 프라이즈'(Wolfgang Hahn Prize)을 받고 입지를 굳히다 2021년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