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인도네시아 잠수함 2차사업 지연 배경은 '신용장'

신용장(L/C) 발급 지연으로 사업 계약 보류
한화오션 "이전에도 인니 측 L/C 발급 연기했지만 계약 이행"

 

[더구루=길소연 기자] 한화오션이 인도네시아 군 잠수함 프로젝트 지연 원인으로 신용장(Letter of Credit, L/C) 발급을 지목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인도네시아 군용 잠수함 계약 보류 원인을 공개했다. 한화오션은 인도네시아 잠수함 프로젝트가 지연된 데는 L/C를 제공하지 않아서라고 전했다. 인도네시아가 아직 L/C에 서명하지 않아 한화오션은 2019년에 계약한 지 5년이 지나도록 아직 건조 작업에 돌입하지 못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인도네시아 국영조선소 PT.PAL조선소와 보고급(209형) 잠수함 3척을 공동 건조할 예정이다.

 

L/C는 은행이 거래처의 요청으로 신용을 보증하기 위하여 발행하는 증서다. 국제 무역에서 상대 거래처의 신용을 확인하기 어렵거나, 물품의 인도와 대금 지급에 위험 부담이 있어 제3자인 은행이 대금 지급을 보증하는 확약이다. L/C가 없으면 한화오션은 잠수함 인도에 착수할 수 없고, 이미 배정된 자금으로 인해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입게 된다.

 

실제로 한화오션은 인도네시아와 잠수함 판매 계약을 맺은 뒤 약 900억원의 자재를 선(先)발주했으나 계약 발효가 미뤄지면서 이를 사실상 손실 처리했다. 인도네시아로부터 선수금을 받기도 전에 주요 자재들을 선발주하면서 손실을 입었다.

 

그러나 한화오션은 L/C 지연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인도네시아는 이전에도 L/C 발급을 연기한 적이 있지만 잠수함 조달 사업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인니 잠수함 2차 사업 발효를 기대했다.


박두선 전 사장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엑스포를 방문해 사업 발효를 촉구했다. <본보 2023년 6월 7일 참고 한화오션, '1.3조원' 인도네시아 잠수함 2차 사업 마무리 재촉>
 

박 전 사장은 "인도네시아는 이전에도 L/C 발급을 연기한 적이 있다"며 "그들은 우리 계약에 대해 1년 넘게 L/C를 제공하지 않았지만 결국 프로그램을 빠르게 이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한국-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이 회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2019년 3월 당시 대우조선해양에 1400톤(t)급 잠수함 3척(1조1600억원)을 발주했다. 총 사업비는 10억2000만 달러(약 1조2360억원). 당시 계약 발효 일자는 2019년 10월 30일이었다. 하지만 잠수함 주문 후 5년이 지났음에도 신용장 서명을 하지 않아 지금까지 답보 상태이다. 

 

한편 한화오션은 인도네시아와 계약 종료시 필리핀에 인도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한 번도 잠수함을 운용한 적이 없는 필리핀은 군 현대화 프로그램 일환으로 잠수함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한화오션은 인도네시아로 향하려던 잠수함을 필리핀으로 보낸다는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필리핀 군과 잠수함 프로젝트를 위한 물밑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은 잠수함 계약 시 필리핀에 기술이전은 물론 시설 제공, 승조원 교육훈련, 종합 군수 지원 등을 포함한 '토털 솔루션 패키지'로 판매할 계획이다. <본보 2023년 8월 14일 참고 한화오션, 필리핀과 잠수함 물밑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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