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중국이 정부를 필두로 나트륨이온배터리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낸다. 당국이 정책을 마련하고 기업이 기술을 개발하는 등 손발을 맞춰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중관춘에너지저장산업기술연맹(CNESA)가 지난달 개최한 '제2회 나트륨이온 배터리 산업체인·표준 개발 포럼'에서 평가에 통과한 17곳의 나트륨이온배터리 기업 명단을 발표했다.
△펑후이에너지(鹏辉能源) △화양주식(华阳股份子公司) 자회사 '화나신넝(华钠芯能)' △비야디(BYD) 자회사 '포디배터리(弗迪电池)' △파이넝과학기술(派能科技) 자회사 '중싱파이넝(中兴派能)' △SVOLT(蜂巢能源) 등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나트륨이온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와 달리 나트륨 함량을 높여 니켈, 리튬,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리튬이온배터리 성장과 맞물려 핵심 소재들의 수요 급증 및 가격 폭등으로 인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나트륨은 매장량이 풍부해 채굴이 쉬워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고 가용성 및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아직까지는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에너지밀도가 낮아 전기차에 적합하지 않다는 견해가 다수를 이루고 있지만 향후 성능 개선을 통해 리튬 수요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오는 2026년부터는 상당 부분 상용화가 진전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중국 배터리 및 에너지 기업들도 나트륨이온배터리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
중커 하이나 테크놀로지(中科海钠科技)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나트륨이온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시제품을 선보였다. BYD는 올 하반기 초소형 신에너지차 하이어우에 나트륨이온배터리를 장착해 생산할 예정이다. CATL은 개발중인 나트륨이온배터리를 연내 대량 양산에 돌입한다는 목표다.
코트라(KOTRA) 항저우무역관은 "현재 기술력으로 나트륨이온배터리의 성능은 NCM 삼원계 배터리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LFP(리튬인산철배터리) 성능의 80~90% 정도까지 낼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다"며 "기술 개선, 원재료 공급망 재편 등에 따라 이차전지 트렌드가 변화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중국의 주요 배터리 기업의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