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베트남 발전 장치 시장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기업부터 개인까지 전력 공급 부족에 따른 잦은 정전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관련 제품을 구매하는 수요가 늘면서다.
22일 하노이전력공사에 따르면 지난 5월 전력 소비량은 4월 대비 22.5% 증가했다. 북부 지역 주요 전력 공급원인 수력발전소는 폭염, 가뭄으로 인한 댐 수위 하락으로 12억3000만kWh의 전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전력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수력 발전이 차질을 빚자 이를 대체할 화력발전소도 과부하가 걸려 정상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소는 송배전망 부재 등으로 건설이 지연돼 당장 전력 수급에 힘을 보태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용량은 전체 전력의 약 28%인 20.6GW에 이르지만 송전망 용량이 낮아 실제 전력 송전은 약 5.8GW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황이 악화되자 기업과 개인은 전력 공급 장치를 개별적으로 구입하며 각자도생에 나섰다. 하루에 수차례 발생하는 정전으로 기업은 공장 가동이 원활하지 못하고, 가정에서는 냉방기기를 작동하지 못해 불편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예비 전력을 마련하기 위해 유통되는 장비로는 △가정용(휴대용) 발전기 △UPS(무정전 전원 장치) △에너지저장장치(ESS)가 대표적이다. 가장 수요가 높은 것은 발전기다. 휘발유를 연료로 가동되는 방식이고 간편하게 사용 가능해 접근성이 좋다. 실제 제품 수요가 급증해 수령까지 7일 이상 소요되는 등 품귀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고우람 코트라(KOTRA) 호치민무역관은 "지난달 하노이에서 열린 베트남 고위급포럼의 에너지 관련 회의에 따르면 북부지방의 전력난은 신규발전소 건설이 지체되면서 최소 3~4년 혹은 그 이상의 기간이 지나야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베트남의 인구증가와 산업화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국가와 국민들의 에너지안보 보장을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에 베트남 내에서의 정전 대비 관련 제품 수요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관련 시장의 확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