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스페인 정부 고위관료와 회동하며 협력 의지를 다졌다. 스페인 디지털 혁신 프로젝트 참여 방안을 논의한 가운데 반도체 투자설(說)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나디아 칼비뇨 스페인 수석부총리는 지난 2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데이브 다스 삼성전자 이베리아법인장(부사장)과 생산적인 만남을 가졌다"며 "스페인의 투자 기회와 진행중인 기술 혁신, 디지털 스페인(España Digital) 어젠다의 성공·진행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고 밝혔다.
양측 간 면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칼비뇨 수석부총리는 삼성전자에 당국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요청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반도체 생산시설 설립에 관한 의견이 오갔을 가능성이 높다.
칼비뇨 수석부총리는 트윗에 '페르테_칩(PERTE_CHIP)'과 'D세대(Generación D)'라는 해시태그를 함께 달며 삼성전자로부터 반도체 분야 투자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스페인은 지난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125억5000만 유로 규모 페르테 지원 계획을 통과시켰다. 페르테 통과를 계기로 5나노미터(nm) 이하 공정을 기반으로 하는 대규모 반도체 제조 시설을 유치한다는 목표다. D세대는 디지털 기술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당국의 주요 이니셔티브 중 하나다.
스페인은 지속적으로 삼성전자에 현지 반도체 시설 건설에 대한 러브콜을 보내왔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작년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과 만난 직후 "스페인이 디지털화 분야, 특히 전자장치와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제공하는 중요한 투자 기회를 강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스페인은 유럽 내 디지털 선도 국가가 되기 위해 '디지털 스페인 2026'을 실시하고 있다. △디지털 연결성 △5G 기술 강화 △사이버 보안 △공공 부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인공지능(AI) 등 10여 개의 핵심 과제를 선정하고 오는 2026년까지 디지털화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유럽연합(EU) 지원금을 기반으로 한 페르테를 통해 반도체와 전기차, 항공 우주, 수소 등 차세대 산업군 투자를 촉진,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