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한아름 기자] 일진그룹이 캐나다 제약사 오리니아(Aurinia)제약 이사회 7인의 지지를 철회했다. 오리니아제약 경영진의 태만을 꾸짖으며 사퇴하라는 MKT캐피탈과 같은 목소리를 냈다. 이사회와 주주 간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기 위해 현시점에서 이사회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진그룹·일진에스엔티는 오리니아제약 경영진이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실패했다며 이사회 7명에 대해 지지를 철회한다고 15일 밝혔다. 조지 밀래 오리니아제약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조셉 해이건 보상위원회 위원장 등이 대상에 올랐다. 오는 17일에 열리는 연례주주총회에서 이들의 재임 여부가 결정된다.
조지 밀래 이사회 의장 등 이사회 7인은 회사의 실적 부진·재정 악화 사태를 외면하고 월급 잔치를 벌여왔다는 게 일진에스엔티 주장의 주요 골자다.
일진에스엔티는 루푸스신염 치료제 '루프키니스'의 매출이 저조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일진에스엔티는 "당사는 루프키니스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10여 년간 투자해 왔으나 상용화 3년이 지났음에도 매출이 증권가 예상에서 크게 밑돌고 있다"며 "이와중에 회사 경영진들은 막대한 보수를 챙겼다. 적자 규모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데다 회사 주가도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나치게 많은 양의 신주를 발행해 주주 가치를 희석했다는 점도 문제"라며 "오리니아제약이 언제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일진에스엔티가 오리니아제약의 최대 주주인 만큼 오리니아제약 경영진 교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진에스엔티는 오리니아제약 주식의 4.3%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정 관계사 지분까지 합하면 총 지분율은 6.1%다.
게다가 지난달엔 회사 지분 4.2%를 보유 중인 MKT캐피탈이 오리니아 경영진에 회사를 매각하라고 으름장을 놓은 바 있다. MKT캐피탈은 주주서한을 통해 오리니아제약 경영진에 루프키니스 매출이 기대 이하임에도 막대한 보수를 챙겼다며 경영권을 포기하라고 압박했다. <본보 2023년 5월 15일 참고 '일진 투자' 오리니아, 경영권 분쟁 본격화…주요 주주 압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