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국가 리튬 전략' 발표…소재 국유화 본격화

올 하반기 국영기업 설립한 의회 상정 예정
주요 공기업 중심으로 리튬 프로젝트 재편

 

[더구루=정예린 기자] 리튬 세계 1위 매장국인 칠레가 리튬 국유화를 공식 선언했다. 공기업 중심으로 민관 협력 네트워크 구축, 자국 리튬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지난달 '국가 리튬 전략(Estrategía Nacional del Litio)'을 발표했다. △리튬 국영기업 설립 △민관 협력을 통한 리튬 프로젝트 추진 △염호 생태계 보전을 통한 지속가능한 생태계 구축 등의 내용이 담겼다. 

 

우선 올 하반기 의회에 국영기업 설립안을 상정한다. 리튬 탐사·채굴부터 생산, 배터리 재활용까지 리튬 산업 전 주기를 아우르는 기업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칠레 정부의 국영기업 설립은 보리치 대통령 당선 당시 예고된 일이었다. 작년 3월 취임한 보리치 대통령은 후보 시절 리튬 국영기업 설립 공약을 발표했다. 취임한 뒤엔 칠레 제헌의회 환경위원회를 통해 헌법 초안에 관련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는 조항도 마련했다. 리튬을 국유화해 얻은 수익으로 국가 자산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칠레 정부는 60개 이상 염호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추진 방안도 제시했다. 칠레동공사(Codelco)와 칠레광물공사(ENAMI) 등 공기업을 중심으로 민간 기업과 협력하는 형태를 구축한다. 

 

기존에도 리튬은 칠레에서 양도 불가능한 전략광물로 민간 진출·개발에 제한이 있었다. 리튬을 추출하고 판매하기 위해서는 국영기업이나 국가기관이 직접 개발하거나 민간 기업은 행정허가나 리튬생산특별계약(CEOL)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민간 기업 중 생산진흥청(Corfo)과 리튬양허계약을 맺은 SQM과 앨버말만 아타카마 염호에서 리튬을 생산하거나 유통할 수 있다. SQM과 앨버말의 계약기간은 각각 오는 2030년, 2043년까지다. 

 

당국은 생산진흥청이 가지고 있던 아타카마 염호 리튬 생산 권한을 칠레동공사에 위임한다. 마리쿤가 염호의 경우 칠레동공사, 칠레광물공사와 리튬생산특별계약을 체결하고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한다. 다른 염호들의 경우 리튬 탐사를 위해 리튬생산특별계약 공개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칠레 정부는 생태계 보전을 위해 전체 염호의 최소 30% 이상을 '염호 보호 구역'으로 설정한다. 리튬 채굴에 있어 직접 리튬 추출법(DLE) 등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는 친환경 기술을 적용하고 채굴 산업(리튬 산업 포함)이 국제 표준을 준수할 수 있도록 ‘채굴산업 투명성 이니셔티브(EITI)’도 도입할 예정이다. 

 

칠레는 아르헨티나, 볼리비아와 함께 '리튬 트라이앵글'으로 불린다. 미국지질조사국(USGC)에 따르면 칠레는 리튬 세계 1위 매장국이자 2위 생산국이다. 글로벌 리튬 매장량의 42%(920만t)를 차지하고 있다. 생산량은 지난 2020년 기준 2만1500t으로 비중은 26% 수준이다. 

 

우리나라도 칠레의 새로운 리튬 산업 전략에 따른 영향이 불가피하다. 작년 기준 칠레의 대한국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 수출액은 각각 9억 달러, 3억 달러로 모두 상위권이다.

 

이동희 코트라(KOTRA) 산티아고무역관은 "구체적인 리튬 국영기업 설립 계획을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칠레동공사와 칠레광물공사에 국가를 대표하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어 두 공기업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며 "또 SQM과 앨버말이 아닌 다른 민간기업도 리튬 프로젝트에 참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면서 민간 협력 파트너 발굴을 통해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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