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로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자동차 소프트웨어 시장 역시 동반 성장하고 있다. 특히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기업들이 선두주자로 나서며 성장을 견인하는 모양새다.
28일 코트라와 맥킨지 컨설팅 등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소프트웨어 시장은 독일 보쉬와 BMW, 메르세데스 등 기업들에 힘입어 오는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최대 250% 세 자릿수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운전보조시스템과 고도자율주행 분야에서 높은 성장과 수요가 기대되는 동시에 인포테인먼트와 커넥티비티, 안전, 서비스 분야 성장세도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화로의 이행 과정 속에서 자동차와 부품 시장이 차세대 전자∙IT 부품과 통합 솔루션을 지향하는 새로운 차세대 융합 시장으로 변모해 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클라우드 컴퓨팅을 위시한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첨단 디지털 기술은 차세대 스마트 자동차의 중요 기술로써 생산 동력으로서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장 수요를 창출해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보쉬의 경우 센서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오는 2026년까지 반도체 사업, 특히 센서 개발 및 생산에 30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 드레스덴(Dresden)과 로이틀링엔(Reutlingen) 반도체 공장 확장 프로젝트 역시 이 같은 계획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올해 드레스덴 생산공장 증설에만 2억5000만 유로를 투자할 방침이다.
지난 1월 초에는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가전∙IT 전시회 CES에서 모든 곳에서 공기의 질을 산출할 수 있는 입자 측정용 소형 센서를 선보였다. 이는 초소형으로 개발된 센서로 스마트폰과 피트니스 트래커 등에 적용될 수 있어 높은 관심을 받았다.
BMW 역시 디지털 경험을 위한 미래 버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CES에서 버튼을 누르면 색상이 바뀌고 운전자의 시야에 더 많은 정보를 투사하는 콘셉트 차량을 선보이며 주목을 끌었다. ‘BMW iVision Dee(아이비전 디)’라고 불리는 콘셉트카는 미니멀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뿐 아니라 ‘디지털 감성 체험(Dee: Digital Emotion Experience)’이라는 이름으로 사람과 자동차 사이에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상호작용과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비전을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콘셉트카는 ‘E-Ink(전자잉크)’라는 기술을 활용해 선별적으로 외장을 최대 32가지의 색상으로 선택할 수 있다. 헤드업(HU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운전자를 위한 모든 중요한 정보가 차의 앞유리에 투사되며 현재 속도나 교통 표지판을 표시할 뿐 아니라 내비게이션, 음악 선택 및 소셜 네트워크의 메시지를 포함한 정보를 전송하는 거대한 화면 역할을 한다. 필요한 경우 이는 최대 5단계로 전면 유리 전체에 확장 가능하다. 주차 위치에서는 사이드미러에서 아바타가 반겨준다.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Benz)는 100% 디지털 생산 프로세스에 도전하고 있다. 전동화 전환과 함께 디지털화를 통해 생산을 더 효율화하고 가속화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약 7만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약 30개의 공장에서 진행 중인 ‘Mercedes-Benz Cars Operations(MO 360)’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이는 벤츠가 지난 2020년 8월 자체적으로 개발해 도입한 초현대식 디지털 생산시스템으로 모든 공장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며 모든 생산 데이터를 관리한다. 생산 프로세스와 IT 시스템 정보 및 중요한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을 결합해 모든 생산 데이터를 관리함으로써 생산을 최적화한 시스템이다.
벤츠는 오는 2025년까지 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공장의 효율성이 20% 증가하고 많은 위치에서 연소 엔진에서 전기 드라이브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주요 자동차 산업 분야 내 디지털 혁신이 이미 화두로 주목받고 있고 향후 관련 시장의 수요 성장이 크게 기대되는 분야임을 방증하고 있다"며 "독일 대표 자동차 및 부품분야 기업은 자발적으로 디지털 혁신에 잇따라 투자를 감행하며 생산을 전환하고 있는 만큼 발전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