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미국 홀리데이 쇼핑 시즌 신호탄인 블랙프라이데이의 쇼핑객 규모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연말에도 이같은 소비 판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달라진 쇼핑 문화가 이목을 끈다.
17일 전미소매협회(National Retail Federation·NRF)에 따르면 올해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 동안 온·오프라인 합산 쇼핑객 규모는 약 1억9670만 명이었다. 최근 6년 새 가장 많은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었다.
품목별로는 전자제품이 가장 큰 매출을 올렸다. 닌텐도 스위치, 엑스박스 시리즈X, 플레이스테이션 5 등 게임 기기와 맥북, 스마트 워치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의류나 레고 등 완구류 같은 전통적인 제품도 매출 상당 부분응ㄹ 차지했다
주목할 점은 쇼핑 방식의 변화다. 온라인 쇼핑을 이르는 '이커머스'가 대세로 자리잡았고 '선구매 후지불(Buy Now, Pay Later, 이하 BNPL)' 이용이 늘며 결제서비스 방식이 다양해졌다.
우선 블랙프라이데이 파격 할인 행사인 '도어버스터'를 위해 새벽부터 가게 문 앞에 길게 줄을 늘어선 인파가 사라졌다. 온라인 '광클'이 도어버스터의 자리를 꿰찼다. 실제 5일간의 추수감사절 연휴 중 4일 동안 온라인 소비자 규모가 오프라인을 앞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구매 후 스토어 픽업(Buy Online, Pick up In-Store, BOPIS) 등 새로운 쇼핑 방식이 도입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BNPL 결제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BNPL은 현금 없이 물건을 먼저 구매하고 나중에 분할해 지급하는 방식이다. 일종의 카드 할부서비스다. 추수감사절 연휴가 포함된 지난 11월 넷째 주의 BNPL 사용량은 전주 대비 약 78% 증가했다. 매출 규모도 약 81% 성장했다.
새로운 쇼핑 트렌드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는 크리스마스뿐 아니라 유대교 축제인 '하누카(Hanukkah)'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축제인 '콴자(Kwanzaa)' 등 인종과 문화별 다양한 이벤트가 존재한다.
NRF는 11월과 12월을 포함한 올해 홀리데이 쇼핑시즌의 소매 매출 규모가 전년보다 약 6~8% 증가한 최대 9604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가세가 크진 않지만 글로벌 경기 불황 등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선방하는 셈이다. 홀리데이 선물과 아이템 구입에 지출하는 비용은 과거와 비슷한 1인당 약 833달러로 내다봤다.
우은정 코트라(KOTRA) 로스앤젤레스무역관은 "지속되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가계 부담 증가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해 연말 쇼핑시즌의 매출 수준은 이처럼 전년 대비 소폭의 성장이 예상된다"며 "온·오프라인 소매업계를 비롯한 시장 구성원들은 소비자들의 니즈와 기대에 부응하는 적극적인 할인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통해 이에 대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