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형수 기자] 글로벌 주류기업 페르노리카(Pernod Ricard)가 인도에서 세금 분쟁에 휩말렸다. 현지 정부는 관세를 덜 내기 위해서 오랜 기간 동안 수입품을 과소평가했다며 세금 납부를 명령을 내렸다. 페르노리카가 불복하면서 양측은 법정 공방은 불가피해 보인다. 최악의 경우 페르노리카의 현지 사업을 이어나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세무 당국은 페르노리카가 세금 납부액을 줄일 목적으로 십년 넘게 수입품의 가치를 낮게 평가해왔다며 2억4400만 달러(약 3510억원)를 지불할 것을 요구했다.
페르노리카가 2020년~2021년 인도에서 거둔 순이익은 1억3000만 달러(약 1870억원)로 인도 정부가 요구하는 금액의 53.28%에 불과하다. 페르노리카는 같은 기간 24억 달러(약 3조456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각종 세금이 이 가운데 79%를 차지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인도 정부는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수입품 계산서를 점검한 결과 페르노리카가 주류 농축액의 가치를 과소평가하는 방식으로 관세를 덜 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본사에 거액의 배당금을 지불했다고 강조했다.
인도 세관 당국은 페르노리카 측에 보낸 서한을 통해 "신고된 수입품 가격의 진실성 또는 정확성에 대해 의심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라면서 "지주사의 이익을 극대화할 목적으로 수입품의 가격을 결정한 것으로 보이며, 궁극적으로는 저평가된 측면을 고려해 지주사에 거액의 배당금을 지불하는 방식을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페르노리카는 연방 세무 당국에도 해결안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페르노리카는 해당 서한을 통해 사업 지속성과 관련된 중대한 위기에 직면했으며 운영상의 문제가 공급망의 목을 조르고 있다고 호소했다. 페르노리카 측은 "인도 당국에 자사의 입장을 제시하고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언제나 관세 및 규제를 준수하며 투명하게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