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종합상사가 농기계 업체 대동공업과 '유럽 최대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 진출에 드라이브를 건다. 대동공업의 트랙터와 콤바인 등 농기계를 수출하고 나아가 우크라이나 업체와 합작사 설립을 모색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농업부는 대동공업, 현대종합상사와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는 농기계 분야의 협력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현대종합상사는 향후 대동공업의 콤바인과 트랙터 등을 우크라이나에 수출할 계획이다. 기계를 부품 단위로 분해해 수출하면 현지 업체인 유즈마시(Yuzhmash)가 조립한다. 수출 규모와 조건은 논의를 거쳐 구체화할 예정이다.
현대종합상사와 대동공업, 유즈마시간 합작사 설립도 검토한다. 빅토르 세레메타 우크라이나 농업부 차관은 현지 언론을 통해 "농업 생산성을 높이려면 고품질 농기계를 우크라이나 농부들에게 제공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우리는 한국 업체들과 합작사 설립을 통한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국토 면적의 70%가 농지다. 땅이 비옥하고 기후가 온난해 세계 6대 곡물 수출국으로 꼽힌다. 유럽과 독립국가연합(CIS)의 '빵바구니'로 불린다. 연간 곡물 수출액만 70억 달러(약 8조4000억원) 이상이다.
농업은 우크라이나의 핵심 산업이나 농기계 제조 기업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소련 시절부터 사용하던 농기계가 노후화되며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다. 농기계 현대화에 대한 수요는 매년 트랙터 약 4만대 콤바인 약 5000대 등에 이른다.
현대종합상사와 대동공업은 우크라이나 진입을 발판 삼아 동유럽과 CIS 지역으로 농기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현대종합상사는 트레이딩 품목을 농기계로 넓히며 수익을 극대화하고 대동공업은 좁은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농기계 수출은 1990년 시작된 이래 지난해 10억 달러를 돌파할 정도로 성장세가 높다. 2009년 3억7545만 달러(약 4500억원)던 수출액은 2018년 10억4200만 달러(약 1조2000억원)로 138.6% 뛰었다.
현대종합상사는 4년 여 전 수출 유망 품목인 농기계 시장을 겨냥해 대동공업과 손을 잡았다. 대동공업은 60개국에 자체 브랜드 카이오티(KIOTI)를 수출 중이다. 전체 매출의 45%를 해외에서 거둔다.
2014년 미얀마 정부와 조인트벤처 대동야웅니우를 설립해 농기계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앙골라 농림부와 산하 농업진흥공사인 메카나그로에 1억 달러(약 1123억원) 규모의 트랙터,경운기, 굴착기 등 3000대를 납품한 바 있다.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의 농기계 수요가 많아 일단 수출을 추진하고 향후 합작사 설립까지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라며 "(합작사는) 아직 검토 단계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