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형수 기자] 미국 식음료 업체가 생산에 필수적인 이산화탄소(Carbon Dioxide)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현지 육류 가공과 맥주∙탄산음료 제조에 필요한 이산화탄소 품귀 현상으로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4일 코트라에 따르면 미국 식음료 업계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품귀 현상은 다음달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락다운 조치가 시행된 지난 2020년 초부터 지금까지 이산화탄소 수급 불균형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이산화탄소 제품은 에탄올과 비료 생산의 부산물이다. 록다운 기간 에탄올 수요가 줄어든 데다 최근 에너지 가격이 치솟은 것이 공급 부족의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미국 전역에서 기승을 부리는 폭염으로 인해 이산화탄소 제품 수요는 급증했다. 올해 가을 가스 생산 기업들이 정비를 목적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라 수급 불균형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최대 육류∙가금류 가공업체 타이슨(Tyson)이 가스 공급 업체들에 보낸 서신을 인용하며 긴박한 업계 사정을 조명했다. 타이슨은 지난 5월 아이오와와 네브래스카 공장이 비상 상황에 처해있다며 이산화탄소 가스 공급 부족현상의 심각함을 알린 데 이어 6월에는 메인, 알라바마, 알칸소를 포함한 미국 내 10개 공장에 가스가 필요하다며 도움을 요구했다.
대형 식품업체인 크래프트(Kraft)는 소매업체들을 대상으로 이산화탄소 공급을 비롯한 여러 요인으로 델리-프레시 터키 콜드 컷(Deli-Fresh Turkey Cold Cut·샌드위치용으로 얇게 썰어 절인 칠면조 고기) 제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통보했다. 대형 식품업체 제너럴밀스(General Mills Inc.)는 추가 공급선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베티 크로커 베이킹 믹스를 생산하는 아이오와 공장 생산라인을 멈춰세워야 할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의 산업용 가스 공급 무역협회인 압축가스협회(Compressed Gas Association)의 리치 코트왈드 대표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이산화탄소 가스를 생산하는 산업의 주요 시설들이 9월과 10월에 시설 점검을 위해 공장 가동 중단을 예고하고 있어 10월 중순이 돼야 이산화탄소 공급이 정상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동그라미 뉴욕무역관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비 수요가 빠르게 증가한 미국은 강력한 고용시장과 탄탄한 가계 저축을 기반으로 높은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수준의 소비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과 음료 시장 역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임에 따라 이산화탄소의 수요 확대도 지속될 전망"이라면서 "한국 기업은 공급망 제약에 따른 미국 기업들의 공급처 다변화 시도를 기회 삼아 미국 수출 확대를 모색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