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형수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멘솔·가향 담배 제한 조치에 대한 막바지 고심 중이다. 의료계에서는 해당 계획이 실현될 경우 상당한 미국인 건강 증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3일 미국 미네소타주 로제스터에 자리한 메이요 클리닉 니코틴 의존증 센터(Mayo Clinic nicotine dependence center)에 따르면 FDA는 멘솔·가향 담배의 제조 및 판매를 제한하는 계획에 대한 최종 검토를 하고 있다.
FDA는 지난 4월 말 멘솔·가향 담배 금지 규칙을 제안했다. △청소년과 젊은 성인이 느낄 흡연의 매력을 감소시켜 비흡연자가 흡연자가 되는 것을 방지 △담배 소비 감소 및 금연을 유도해 멘톨 담배 흡연자의 사망 위험을 줄이고 건강 상태를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한다.
연소 담배 제품 사용에 따른 사망과 질병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한 행동이다. FDA는 흡연이 미국 사망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전했다. 이번 계획을 추진하면 청소년의 흡연 시작과 중독을 감소시키고 금연하는 흡연자 숫자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멘솔 담배는 담배의 자극적 맛을 줄여줘 흡연의 매력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청소년이 흡연을 시작하게 만드는 요소 가운데 하나기도 하다. 또 뇌 안에서 니코틴과 상호작용하며 니코틴의 중독성을 높이는 효과도 일으킨다. 멘솔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면 담배를 정기적으로 태울 가능성이 높아진다. 멘솔은 금연도 힘들게 한다.
지난 2019년 기준으로 12세 이상 미국 내 흡연자 가운데 1850만명 이상이 멘솔 담배를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젋은층과 아프리칸 아메리칸 흡연자층의 선호도가 높았다. FDA는 모델링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멘솔 담배가 금지되면 향후 40년 내에 15%가 흡연을 그만둘 것이라고 추산했다. 또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숫자를 32만4000명~65만4000명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흡연은 담배로 인한 암과 그에 따른 사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미국 내 암 사망자 가운데 30%가량이 흡연으로 인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멘솔·가향 담배 제한 조치는 미국 정부가 향후 25년 동안 암에 의한 사망률을 적어도 50% 낮추기 위해 추진하는 중인 캔서 문샷(Cancer Moonshot)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다만 FDA는 제한 조치가 시행된다고 해도 멘솔·가향 담배를 이용하는 개인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해당 제품을 미국 내에서 취급하는 제조업체, 유통업체, 도매업체, 수입업체, 소매업체 가운데 해당 제도를 준수하지 않는 업체가 주타켓이다. 지난 2일까지 제안된 규칙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의료계에서는 FDA가 제안한 계획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메이요 클리닉 니코틴 의존증 센터에서 일하는 내과의사 J. 테일러 헤이스(J. Taylor Hays)는 "FDA가 담배에서 멘솔을 제거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중"이라면서 "오랜 시간이 걸릴 일이며, 공중 보건을 위한 올바른 행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