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독일이 전기차와 배터리에 쓰이는 핵심 신소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양한 산학연 협력을 추진, 통합 E-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화학소재 기업과 연구기관들은 최근 알루미늄, 플라스틱, 탄소 섬유 등을 적용한 신소재 개발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가벼우면서도 높은 강성의 특성을 지닌 차세대 소재 확보가 전기차 사업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다.
우선 특수 화학물질 제조기업인 랑세스는 폐유리를 재활용한 유리섬유 강화 폴리아미드6 기반의 신소재 듀레탄, 포칸 등을 개발했다. 배터리 시스템과 전기 구동 트레인, 충전 인프라 등의 부품에 활용한다. 하벨 메탈폼은 철강 대신 알루미늄 소재로 차량 부품을 만든다. 크라이부르크가 개발한 열가소성 엘라스토머(TPE)은 루프 레일, 바닥 매트, 도어 씰 등에 쓰인다.
바스프도 E-모빌리티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플라스틱 소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배터리는 물론 전기모터, 러그 연결용 드라이브 트레인, 케이블 관리 분야와 차량의 열 관리와 소음 진동 성능 개선 등 다양한 부품에 사용된다.
탄소섬유를 활용하기 위한 연구개발도 잇따르고 있다. 탄소 소재는 충격 손상에 취약하고 전기·열 전도성이 좋지 않지만 매우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독일항공우주센터(DLR)의 차량 콘셉트 연구소(DLR Institute for Vehicle Concepts)는 지난 2월 진행된 학술회의에서 무게가 250kg에 불과한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차체를 기반으로 한 미래 여행용 리무진을 선보였다.
작년 12월에는 뷔르츠부르크에서 열린 경량화 회의에서는 미래 자동차 철강 생산의 지속가능성 개선과 섬유 복합재의 재활용 문제를 논의했다. 프라운호퍼 IGCV(주조, 복합재료 및 가공 기술) 연구소는 자동차 산업에서 재활용 탄소 섬유의 사용에 대한 다양한 프로젝트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박소영 코트라(KOTRA) 프랑크푸르트무역관은 "경량화 구조는 신규 차량 설계의 일부로 자리 잡아 나가고 있다"며 "신소재로 급부상하고 있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차후 기존의 금속 부품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재활용 소재 비율을 높인 지속가능성 소재 개발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폐자재를 활용해 에너지를 절감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에 유리한 일거양득의 공법 활용 역시 지속적으로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