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 모터스포츠가 독일 TCR(Touring Car Race) 대회 지원을 중단한다. 이같은 결정은 전동화 전략에 따른 것으로 내연기관을 대신 친환경차 레이싱 대회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모터스포츠는 26일(현지시간) 독일 자동차운전자협회(ADAC)가 주관하는 TCR 대회 지원을 중단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그동안 현대차 모터스포츠의 지원을 받았던 레이싱 팀 '앵슬러 모터스포츠'(Engstler Motorsport)는 올해부터 일본 완성차업체인 혼다와 대회를 준비할 예정이다.
현대차 모터스포츠는 지난 2018년 하반기 폭스바겐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약 4년간 앵슬러 모터스포츠의 독일 TCR 대회를 지원해왔다. 2019년 맥스 해세(Max Hesse) 선수의 활약으로 우승한 데 이어 이듬해인 2020년 핀 앤티 버리(Finn Antti Buri) 선수가 챔피언 자리를 차지하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전체 시즌 통틀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지원 기간 우승한 횟수만 28회에 달한다.
프란츠 앵슬러(Franz Engstler) 앵슬러 모터스포츠 감독은 "현대차와는 비즈니스뿐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도 조화로운 관계를 이어왔다"며 "목표지향적인 방식으로 협업하며 시리즈에서 획득할 수 있는 모든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를 끝으로 인연이 종료되는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앞으로도 현대차의 앞길을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위르겐 켈러(Jürgen Keller) 현대차 독일법인장은 "그동안 앵슬러 모터스포츠팀은 현대차 고성능 모델의 성능을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며 "그동안 좋은 성과를 내준 것에 대한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다만 독일 TCR 대회에서 현대차 모델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올해 대회에 참가하는 로자 모터스포츠(ROJA Motorsport) 레이싱 팀은 현대차 고성능 해치백 모델 'i30 N' 3대를 경주용 차량으로 선정했다.
현대차 모터스포츠는 앞으로 하이브리드카 레이싱 대회인 월드랠리챔피언십(WRC)과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는 전기차 레이싱 퓨어 ETCR(PURE ETCR) 등 친환경차 레이싱 대회에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전동화 전략에 맞춰 내연기관 대회 지원을 종료하고 친환경 레이싱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