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중국 BOE가 애플 차세대 아이폰 라인업의 상위 모델에 OLED 디스플레이 공급을 추진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독점 지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BOE는 애플이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폰15 시리즈의 고급형 프로 모델용 OLED 패널 수주를 공략한다. 기존 보급형 라인업 패널 공급망 진입에 성공한 데 이어 자사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BOE는 아이폰13 프로 모델부터 탑재되기 시작한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 방식의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할 계획이다. 중국 충칭 B12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충칭 공장은 작년 말 가동을 시작했다. 3단계에 걸쳐 생산량을 확대, 내년 하반기 월 4만8000장의 케파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LTPO 공정은 기존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대비 전하 이동과 화소 반응이 빠르다. 120Hz 주사율을 지원하는 패널 구현이 가능하다. 이는 차별화된 게이밍 성능 등을 제공하기 위해 필수 요소로 꼽힌다.
애플이 디스플레이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면서 중국발 저가 공세로 주도권을 넘겨준 대형 LCD 패널 잔혹사가 중소형 패널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BOE 등 3개사가 애플에 아이폰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다. 아이폰13 시리즈 기준으로 삼성디스플레이는 4개 전 모델에 납품한다. 특히 상위 모델용 LTPO 기반 패널은 독점 공급한다. 아이폰13과 아이폰13 미니에는 LG디스플레이의 LTPS 방식 OLED가 탑재된다. BOE도 작년 처음으로 LTPS 기반 OLED 일부 물량을 배정받았다.
애플은 아이폰14 시리즈 디스플레이에도 LTPO 기술을 적용할 방침이다. 다만 아이폰13 시리즈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전량 생산했던 것과 달리 LG디스플레이도 공급망에 합류한다. 프로 모델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 공급하고 프로맥스에는 양사가 물량을 나눠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