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배터리 대란' 대응책은?…동맹 vs 독립

2022년부터 배터리 공급난…이미 생산 차질 현실화
GM·BMW, 배터리사와 협력…테슬라·폭스바겐, 자체 생산
LG-SK 분쟁에 새우 등 터진 포드 '난감'…독립선언

 

[더구루=정예린 기자]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글로벌 배터리사와 합작사를 세우거나 자체 개발에 착수하는 등 전기차 시장 급성장에 따른 '배터리 대란'에 대비한 선제 대응에 나선다.

 

◇ 2050년 전기차 배터리 60배 폭증

 

28일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기차 제조사들은 오는 2022년부터 리튬 배터리의 글로벌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배터리 공급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스태티스타는 오는 2025년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필요한 배터리 용량은 2020년 대비 약 6배 증가할 전망이다. 2050년까지는 60배 더 많은 용량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이미 배터리 수급 불균형에 따른 전기차 생산 차질이 현실화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지난해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공식적으로 배터리 품귀현상에 대한 우려를 언급하기도 했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의 전기 세미 트럭에 들어가는 배터리 공급 부족 문제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배터리 대란에는 미국의 공격적인 전기차 보급 정책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2030년까지 미국 전기차 충전소 50만 개 추가 △2030년까지 모든 버스 생산을 무탄소 전기버스로 전환 △전기차 관련 세제 혜택 및 친환경 자동차 생산기업 인센티브 제공 △정부 관계자들의 관용차 등 공공기관에서 사용되는 차량 300만 대를 모두 전기차로 변경 등을 골자로 한 정책을 내세우며 전기차 시장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연방 정부의 기조에 주정부들도 잇따라 발 맞추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내 50개 주 가운데 최초로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한다. 

 

지난해 연말부터 최악의 반도체 대란을 경험하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 대란까지 이중고를 겪지 않기 위해 일찍부터 배터리 공급 안정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전략은 배터리 제조사들과 동맹을 맺거나 독립을 선언하는 것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 '동맹 vs 독립' 고심

 

동맹을 맺은 대표 기업으로는 제너럴모터스(GM)가 꼽힌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사 ‘얼티엄셀즈’를 세우고 2019년부터 오하이오주에 현지 최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최근 테네시주에 두 번째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들 공장은 각각 최대 30GWh의 생산 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BMW도 배터리 자체 생산보다는 삼성SDI 등 주요 공급업체와의 협업 관계를 통해 공급망 안정화를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와 폭스바겐은 '배터리 독립'과 기술 내재화를 선언했다. 자체 생산을 통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을 담보하는 한편 핵심 부품이지만 값비싼 배터리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테슬라는 내년까지 연간 10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추고 2030년에는 30배인 3TWh 규모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폭스바겐도 유럽에 6개 배터리 공장을 짓고 연 240GWh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폭스바겐은 테슬라와 달리 스웨덴 배터리사 노스볼트와 합작사를 세우는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미국 포드는 SK이노베이션 등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지만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 비밀 침해 소송의 최종 판결이 나오며 휘둘리게 되자 배터리 자체 생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짐 팔리 포드 CEO는 지난달 "미국이 향후 10년간 전기차 출시를 방해할 수 있는 공급·노동 문제를 해결하려면 배터리 생산을 인소싱해야 한다"며 "우리는 미국에 대규모 배터리 생산을 가져와야 하며 이에 대해 정부와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본보 2021년 2월 25일 참고 [단독] LG-SK 배터리 집안싸움 '국익 손실' 우려 현실화…포드 '독립선언'>

 

업계에서는 한국이 배터리 분야 세계 1위를 공고히하기 위해서는 주요 전기차 제조사들의 전략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완성차 업체들과) 꾸준한 상생과 동맹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자동차 부품사들도 소재 경량화 등 전기차 대응 전략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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