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건조' 호주 해양플랜트 부실시공 논란

쉘 발주 '프렐류드 FLNG' 안전사고·결함 발생…규제기관에 보고서 제출
쉘 "사고 원인 규명, 우선순위로 해결" 약속

 

[더구루=길소연 기자]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대 규모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설비가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였다. 안전 사고와 설비 결함 등의 이유로 근로자가 다치고, 오작동이 발생해 가동 시작 후 1년 가까이 생산 및 운송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호주노동조합과 호주해양연맹연합 노조그룹인 오프쇼어 얼라이언스는 최근 남극 커먼웰스 해역 운영을 감독하는 국립해양석유안전환경관리청(NOPSEMA)에 제출된 프렐류드 FLNG 안전사고 보고서를 공개하며 부실시공 논란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2019년 6월 30일부터 2020년 6월 30일까지 프렐류드 FLNG 근로 실태를 보고한 것으로 호주산업부 규제기관에 제출됐다. 수많은 사고와 위험한 사건, 설비의 오작동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3월 강풍으로 인해 C-Deck의 뒤쪽 모퉁이에 있는 가스 감지기에 설치된 1.8kg의 기상 보호막이 내려와 아래 갑판으로 약21m 떨어졌다. NOPSEMA에 제출된 보고서는 해당 사고 원인이 표준이하의 시공과 부식이라고 지적됐다. 해당 장치가 해양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연강판을 사용했다는 것. 이는 공급업체가 권장하는 자재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문제도 발생했다. 디젤발전기 고장으로 시설전력이 차단돼 선박 비상대응계획에 문제가 발생, 근로자들의 24시간 호출이 자주 발생했다. 지난해 3월 디젤발전기에서 1200L 윤활유가 누출됐다. 다행히 일찍 발견돼 발전기가 정상 가동됐지만, 자칫 비상사태로 이어질뻔 했다.

 

선박 보일러 맨홀 뚜껑 해치도 휘어지고, 뚜껑 프레임 모서리의 용접부가 갈라지기도 했다. 보고서에는 보일러의 화재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적혀있다. 

 

오프쇼어 얼라이언스는 "설비 결함은 건조사가 더 저렴한 노동력으로 호주 밖에서 부품을 만들고 호주로 가져와 서로 맞지 않는다"며 "결함이 있는 장비로 수십억 달러를 낭비하는 것은 쉽지만, 그 대가를 치르고 결함을 고치는 건 현지 근로자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안전사고도 잇따랐다. 근로자가 작업 도중 손가락을 잃거나, LPG 적재암에서 얼음조각이 떨어져 근로자를 덮치기도 했다. LNG 파이프를 유조선과 연결하는 데 사용되는 매니폴드 로딩 암을 작업하던 근로자는 압사 사고 위험도 발생했다.

 

오프쇼어 얼라이언스는 근로자들이 회사 보복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크고작은 많은 사건을 보고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복잡한 선박에 탑승했지만, 근로자 교육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로스 쿠메로아 오프쇼어 얼라이언스 대변인은 "노동자들은 단순히 보복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말하기를 꺼린다"며 "근로자 환경을 개선하고 안전이 보장되야 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FNLG는 삼성중공업이 프랑스 테크닙(Technip)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2011년 6월 쉘로부터 수주해 2012년 10월 강재 절단 이후 약 5년간 거제조선소에서 건조한 해양플랜트다. 길이 488m, 폭 74m로 축구 경기장 4개를 직렬 배열한 크기와 같고, 저장탱크 용량 45만5000㎥는 올림픽 규격 수영장 175개에 해당하는 규모를 자랑한다. FLNG는 부유식 LNG 생산 기술로,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시추한 후 액화를 위해 육상으로 이동하지 않고 액화∙저장∙해상운송까지 할 수 있는 종합 설비다.

 

프렐류드 FLNG는 호주 북서부 브룸(Broom)에서 약 475km 떨어진 프렐류드 가스전(Prelude Gas Field) 인근 해상에 계류(mooring), 해저시스템과 연결돼 운영됐다. 이 곳에서 약 25년 간 연간 LNG 360만t, 천연가스 콘덴세이트 130만t, 액화천연가스(LPG) 40만t을 생산하게 된다.

 

현재 FLNG는 생산이 재개된 상태다. NOPSEMA는 "생산이 재개된 선박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작년 12월에 시설 검사를 완료했다"며 "검사 권장 사항의 준수 여부를 계속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다고 알렸다.

 

부실시공 및 안전사고 논란에 대해 FLNG 발주처인 쉘은 이달 말 연례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쉘 대변인은 "안전은 쉘의 핵심 가치"라며 "모든 사고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사고를 철저히 조사해 근본 원인을 식별하고 우선 순위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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