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윤진웅 기자] 쌍용자동차 매각이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전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이 가동됐기 때문이다. 투자처도 쌍용차 인수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확인됐다. 쌍용차 거래는 늦어도 내년 1분기 매듭될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노조는 지난 29일 소식지를 통해 "ARS제도를 통해 4자 간(대주주, 투자자, 노·사) 빠른 합의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특히 매각 작업이 예정보다 길어질 경우 인수 후보자가 발을 뺄 가능성이 있는 만큼 ARS를 십분 활용한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투자처의 쌍용차 인수 의지도 정일권 노조위원장이 재차 확인했다. 정 위원장은 "(인수 후보 측은) 회생절차가 전개되어도 꼭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고 전했다.
ARS 프로그램은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를 잠시 미뤄주는 제도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정상영업을 하면서 주요 채권자들과 자율적으로 구조조정 문제 등을 협의할 수 있다. 쌍용차가 투자자를 유치하고 채권자들과 합의안을 최종 타결시키면 회생신청은 없던 상태로 돌아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회생절차가 다시 진행된다.
앞서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는 지난 28일 쌍용차가 제출한 ARS 프로그램 신청서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ARS프로그램 가동은 오는 2월 28일까지다. 기간은 1개월 더 연장할 수 있다.
쌍용차 최대주주(지분 74.6%) 마힌드라는 이 기간 내에 미국 자동차 유통 업체 HAAH오토모티브와 투자 유치 협상을 끝내겠다는 방침이다. HAAH가 신규 투자금을 투입하고 미국 유통망을 활용한 판매 확대에 나설 경우 쌍용차는 기사회생할 수 있다.
특히 법정관리가 개시되면 마힌드라는 경영권을 박탈당하고 주식은 소각, 손해가 확대되는 만큼 이 기간 동안 매각을 마무리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인도 내 규정이다. 인도는 해외 투자 기업에 지분 25% 이상 매각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마힌드라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쌍용차 법정관리 신청하면서 인도 당국의 허가를 압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쌍용차 예병태 사장은 지난 22일 노조 대의원과 간담회 자리에서 새로운 투자자와 협상 중이라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 "현재 매각이 더딘 것은 인도 규정 때문이지만, ARS 프르그램을 통해 차질없이 매각이 성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도 쌍용차 관련 이해당사자와 채권단의 협조를 통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정기간 부품수급 문제로 인한 불규칙한 라인가동은 불가피할 수 있어 협상 기간 부품협력사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협력업체 지원반을 가동, 맞춤형 지원을 약속했다.
한편 현재 쌍용차의 현금성 자금 보유 정도는 1/4분기를 버티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임금지급을 우선하지만 자금 문제가 발생할 경우 노조에 이해를 구한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쌍용차의 내년 판매목표는 13만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