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도 3년 내 美 전기 밴 시장 가세…'현대차 투자' 어라이벌과 경쟁

2023년 3분기 전기 밴 '이스프린터' 미국 버전 출시
수요 급증에 경쟁 가열…포드·폭스바겐도 가세할듯

 

[더구루=김도담 기자] 독일 메르세데스-벤츠가 3년 내 미국 배달용 전기 밴 시장에 가세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이 영국 어라이벌 투자를 통해 선점을 꾀하고 있는 이 시장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7일(현지시간)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 보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는 오는 2023년 3분기를 목표로 이스프린터(eSprinter)를 비롯한 전기 밴을 미국 시장에서도 판매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벤츠는 지난 2018년 4월 상업용 전기 밴 '이스프린터'를 공개하고 유럽을 중심으로 한 일부 지역 판매를 시작했다. 이 모델은 55킬로와트시(㎾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한번 충전으로 최대 150㎞를 달릴 수 있다. 대형 모델인 이스프린터 외에 중형 밴 이비토스(eVitos)도 판매 중이다.

 

미국은 전기 밴 수요 급증이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배달 수요가 급증한데다 이동수단의 전동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건 조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기 때문이다. 미국 내 최대 자동차 수요지역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 주(州) 정부는 아예 2035년까지 기존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마존이나 UPS처럼 거대 물류기업은 이 때문에 물류용 전기 밴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

 

벤츠가 미국 전기 밴 시장 진출을 결정한 것도 이 같은 현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프린터 당시 북미 지역 출시 계획이 없었다.

 

벤츠는 이미 유럽 시장에선 전기 밴의 강자다. 이스프린터는 공식 판매가격이 7500만원(영국 기준 5만1950파운드)에 이르지만 유럽연합(EU)의 강력한 환경 규제와 친환경차에 대한 보조금 지원 정책에 힘입어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다. 아마존 유럽 법인은 올 들어서도 이스프린터 1200대, 이비토스 600대 등 1800대의 벤츠 전기 밴을 주문했다.

 

다만, 이스프린터는 주행거리가 짧은 유럽 도심을 겨냥한 모델인 만큼 미국 버전은 별도로 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자동차 업계에선 이스프린터 미국 버전은 유럽 버전의 2배가 넘는 120㎾h의 배터리 용량을 탑재해 최대 주행가능 거리를 늘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벤츠의 미국 전기 밴 시장 진출로 현대차그룹도 강력한 경쟁자를 맞이하게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올 1월 영국의 신생 전기 밴 기업 어라이벌(Arrival)에 1억유로(약 1300억원)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미국 전기 밴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어라이벌은 미국 굴지의 물류기업 UPS로부터 지분투자와 함께 최소 1만대의 전기 밴을 선주문 받으며 미국 전기 밴 시장 선점에 나섰다. 또 특수목적인수회사(SPAC) CIIG 머저(CIIG Merger)와의 합병을 통한 나스닥 상장을 통해 몸집 불리기에도 나선 상태다. <본보 2020년 11월 20일자 참고 '현대차 투자' 英 어라이벌 나스닥 상장 승인…기업가치 54억 달러>

 

현대차와 벤츠 외에도 적잖은 자동차 기업이 미국 전기 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미국 포드자동차는 미국 전기 밴 스타트업 리비안을 통해 아마존에 납품할 전기 밴 양산을 시작했다. 포드는 내년 말이면 자체 전기 상용차 '이트랜짓(e-transit)'도 출시할 예정이다. 포드와 손잡은 독일 폭스바겐 역시 내년부터 전기 밴 신모델을 출시해 유럽·북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시장조사기업 아이디테크엑스(IDTechEx)는 오는 2030년엔 전 세계 상업용 전기차 판매량이 연 2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041년엔 730만대가 될 전망이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