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길소연 기자] 세계 선박업계의 '큰 손'인 그리스 대형 선사들이 대규모 신조 발주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내 조선소들의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리스 선사 크리스토스 이코노무는 올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신조 발주를 계획하고 있다. 이로인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들은 수주 확보를 위해 물밑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무는 TMS카디프(TMS Cardiff)사를 이끌고 있는 대형 선사로 지난해 11척의 LNG 운반선을 발주, 단일 선사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LNG선을 발주했다.
올해는 지난해만큼 대규모 발주를 진행하지는 않겠지만, 현상태를 유지하지도 않을 것으로 알려져 추가 발주가 예상된다.
이코노무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TMS카디프사의 LNG 운반선 신조 일부가 투기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면서 "톤마일 성장 및 FID 추세, 적절한 선가 등을 고려해 올해 추가 발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LNG 운반선 신조 발주 외에 대규모 LNG 벙커링선 발주 움직임도 보여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LNG 벙커링선은 초저온(-163℃) 상태의 LNG를 저장했다가, 연료가 필요한 다른 LNG 추진선에 공급해준다. 해상에서 LNG를 충전해주는 선박으로 LNG 추진 컨테이너선, LNG 추진유조선한테는 자동차의 주유소, 택시의 LPG충전소나 다름없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연료인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LNG 추진선의 신조 발주가 늘면서 덩달아 LNG 벙커링선 발주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그리스 아테네 소재 해양 LNG 인프라 개발사 프로벙커스가 올해 최소 7척의 LNG 벙커링선를 발주하기 위해 조선사들과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주 규모는 최대 2억8000만 달러(약 3150억원)에 달한다.
알렉산더 프로코파키스 프로벙커스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6주 내 기술·상업 제아서를 받을 것"이라며 "현재 5곳의 조선소와 6군데 선박 설계사가 관심을 표명한 상태"라고 밝혔다.
현재 프로벙커스가 에상하는 발주처는 미국과 유럽, 한국과 중국 등으로 특히 한국과 중국에서 5척의 LNG 벙커링선 건조를 예상하고 있다.
최종 선정된 조선사들은 프로벙커스의 고객사 및 터미널 측과 협의해 각 지역 요구사항에 맞게 건조될 예정이다.
LNG 벙커링선의 선가는 척당 3500~4000만 달러(약 394~45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르면 오는 2022년 말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한편 국내 조선 '빅3'는 가격이 비싸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꼽히는 LNG 운반선 수주를 싹쓸이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에서 발주된 143억 달러 규모 가스선 가운데 131억 달러를 수주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LNG선은 69척 발주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