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대한해운 등 韓 선박 8척, 中 해역서 반년째 방치

중국, 호주와의 갈등으로 '호주산 석탄' 수입 중단…수송 선박 입항도 거부
호주에 대한 경제적 보복조치…쿼터제로 선박 철수도 못해

 

[더구루=길소연 기자] 호주산 석탄을 중국으로 수송하고 있는 한국 국적 선박 8척이 반년째 중국 해상에서 방치중이다. 중국이 호주와 갈등을 빚으면서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 이를 수송하던 선박까지 입항을 거부하고 있어서다. 선사들은 중국 해상에서 장기 대기중인 선원 피해는 물론 선박의 불필요한 용선료까지 지불해야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호주산 석탄을 실은 국적 선사 선박 8척이 중국 텐진항과 남중국 광저우항 인근 정박지에서 대기 중이다. 중국항서 장기 방치된 선박은 △팬오션 파나막스급 1척 △대한해운 케이프사이즈 1척 △화이브오션 케이프사이즈 1척 △동아탱커 케이프사이즈 3척 △대림코퍼레이션 1척 △에이치라인 1척 등이다.  

 

이들은 호주산 석탄을 중국으로 수송하려다 중국 세관이 하역승인을 거부하면서 항만에 입항하지 못하고 6개월째 정박지 대기 중이다. 해당 선박에 승선중인 선원들도 해상에 발이 묶여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같은 이유로 인도 선사 벌커도 수개월째 입항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항만 당국은 터미널에 석탄을 장치할 공간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지만, 사실상 거부 이유는 중국과 호주와의 갈등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코로나19 책임론으로 호주와 갈등을 겪으면서 호주산 석탄 수입을 사실상 중단한 것. 중국 당국은 지난달 13일 중국 내 발전소와 제철소에 호주산 발전과 제철용 석탄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구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월 전까지는 비공식적으로 호주산 석탄수입에 제동을 걸다 지난달부터 자국 발전사에 공식적으로 수입금지를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국내 석탄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호주산 석탄 수입 쿼터와 탄소 배출량 조정을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중국이 호주에 대한 경제적 보복을 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입항을 거부하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 호주내 반중 정서 확산으로 양국관계가 악화됐을때도 중국 항만에서 호주산 석탄의 하역을 중단한 바 있다.

 

여기에 지난 4월 호주가 코로나19 발원지로 중국을 지목, 국제 조사를 요구하면서 중국이 호주에 대해 전방위적인 '보복 조치'를 가하게 됐다. 현재 중국은 호주산 석탄 외 호주산 쇠고기, 보리 수입을 금지하거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호주 유학과 관광 자제도 권고했다.  

 

중국과 호주와의 갈등에서 호주산 석탄을 실었다는 이유만으로 국적선사 선박만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특히 선박이 중국 항만에서 장기 대기하면서 선원 피해는 물론 연료비용과 선급비용 그리고 용선료까지 추가 지불하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책도 시급해보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수입 쿼터제를 실시하고 있어 선박을 철수하지 못하고 대기중"이라며 "선박을 철수했다가는 다시 석탄 하역을 보장받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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