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길소연 기자] 현대로템이 폴란드 바르샤바 트램 수주전서 겪은 실패의 아픔을 극복한다. 특히 이번엔 특별 제안서까지 별도 마련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폴란드 바르샤바시가 발주한 3500억원 규모의 213편성(기본주문 123량, 옵션 90량)의 트램 입찰에 도전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우리는 이번 프로젝트를 실행할 준비가 됐다"면서 "재무 및 물류문제 해결했으며, 입찰 절차가 신속히 마무리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수주 성공시 입찰 조건에 따라 첫 번째 물량은 계약 체결 후 22개월 이내 납품하고, 옵션을 포함한 전체 물량은 오는 2023년까지 인도하게 된다.
세 번째로 진행된 이번 입찰은 현대로템을 포함해 총 5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 가운데 스위스 철도 기업 스태들러가 바르샤바시가 원하는 마감 시한과 다른 기한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르샤바시는 접수 받은 입찰서를 검토해 이 중 최고의 제안을 선택, 수주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마세즈 두키비츠 바르샤바시 트램 대변인은 "우리는 과거보다 더 부드럽게 도착하는 트램을 원한다"면서 "일부 업체를 상대로 입찰을 제안했고 관련 서류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로템의 폴란드 트램 수주 재도전을 두고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현대로템이 별도 문서를 준비한 만큼 수주가 유력하다는 관측과 함께 유럽 텃세로 인해 이번에도 쉽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앞서 현대로템은 두 차례 입찰에서 유리한 평가를 받았음에도 최종 수주 업체로 선정되지 않는 아픔을 겪었다. 일각에서는 유리한 조건에서 입찰에 실패한 건 유럽 특유의 텃세(?)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첫 번째 입찰에서 스코다와 현대로템이 최종 후보로 압축된 가운데 스코다가 제출한 입찰 서류에서 중대 결함이 발견돼 스코다가 입찰 부적격자로 판정됐다. 이에 현대로템의 수주가 유력했으나 최종 업체로 선정되지 않고 무산됐다.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된 입찰에서는 현대로템의 제시가격 등이 공공조달법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예 입찰 평가에서 배제됐다. 당시 현대로템이 즉각 항의했지만 법원의 재평가 거부로 소송까지 이어진 바 있다.
현대로템은 유럽 특유의 텃세를 극복하고 이번 수주전에서 최종 성공하게 되면 향후 러시아와 CIS(독립국가연합) 국가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