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길소연 기자] 대한항공이 창립 이후 처음으로 추진했던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전격 연기한다. 최근 불거진 일본 초계기 비행 논란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사무라이본드 채권 발행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사무라이본드란 외국기업이 일본에서 찍는 엔화표시 채권을 말한다. 미국 기준금리 상승세에도 엔화채권은 큰 영향없이 제로금리 수준에 머물러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지난해 수출입은행을 시작으로 꾸준히 발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한항공도 지난해 제 1회 사무라이 채권을 준비하고 주관사로 BNP 파리바, 야마토 미즈호, 미츠비시 UFJ, 모건 스탠리 등을 지명했다.
당시 만기는 3년으로 발행액은 약 200억~300억엔(원화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언급됐다.
그러다 최근 해당 주관사들이 안건이 내부 사정으로 채권 발행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측 역시 채권 발행시기 변경시기를 조정한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이 일본 채권시장을 고려하고 채권 발행에 나선 이유는 낮은 금리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 발행금리 기준이 되는 일본 국채금리의 경우 3년물이 마이너스(-), 10년물도 0.1% 정도다. 달러화 채권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지만 엔화 채권은 안정적인 0% 금리를 유지하고 있어 부담감이 적다.
또한 한국수출입은행이 보증을 해주는 만큼 대한항공의 사무라이본드도 발행금리가 상당히 낮을 가능성이 크다.
예정대로라면 대한항공은 이달 말 수출입은행의 지급 보증을 받아 사무라이본드 발행에 나설 계획이었다.
일각에서는 발행 연기와 관련해 최근 불거진 일본 초계기 비행 논란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일 간 갈등이 심화된 상황에서 일본 투자자들의 분위기가 악화됐다는 주장이다.
한편 대한항공과 비슷한 시기에 채권 발행을 준비한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10일 일본 시장에서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공식화(Announce)하고 투자자 모집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