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2.3조' 군함사업 공식 발표…대우조선 참여길 열려

군당국, 아약스 장갑차 사업과 동일 방식 채택
해외조선소 사업 참여 기회 제공…내년 봄 입찰 진행 

 

[더구루=길소연 기자] 영국이 2조원이 넘는 차세대 군함 건조사업 계획을 공식 발표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의 사업 참여 가능성이 높아졌다. 군함 건조를 영국 자국조선소에 맡기려다 예산 문제로 해외조선소 참여를 확정지으면서 입찰 참여할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영국 군당국은 지난 20일(현지시간) 군함 건조사업 계획을 밝히면서 영국 해군을 위한 3척의 신규 항공모함 지원선(Fleet Solid Support, FSS)을 자국 조선소가 아닌 해외 조선소에서 작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건조사업 규모는 20억 달러(약 2조2600억원). 

 

군 관계자는 "영국 궤도형 장갑차 아약스(Ajax)와 같은 사업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아약스 장갑차 구입 시 영국 산업이 취했던 합의사항을 적극 반영해 다른 곳에서 선체 건조 후 공급 등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약스는 CT40 40mm 자동기관포와 7.62mm 동축기관총을 갖춘 록히드마틴 UK가 개발한 2인승 포탑을 장착하고 있다. 영국 육군의 경장갑차(CVRT) 세력을 대체하기 위해 도입된 장갑차로, 제너럴 다이나믹스의 영국 자회사 제너럴 다이나믹스UK가 이끌고 있다.

 

앞서 미국 방산·항공우주 회사인 제너럴 다이나믹스는 영국 육군과 35억 파운드에 아약스 장갑차 589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즉, 아약스는 영국 자체 조달이 아닌 외국업체 계약을 통해 이뤄진 셈이다. 

 

영국이 차세대 군함 사업 입찰에 해외 조선소 참여를 허용한 데는 예산 절감 효과를 기대해서다. 코로나19 사태로 국가 경제가 위축되고, 국방 예산 제약으로 사업 전면 취소 우려가 나오자 해외기업 입찰 참여를 허용한 것이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최근 연설에서 "군함 건조와 관련해 자국 조선소 건조를 주장해온 정부 입장을 바꾼다"며 "군함 건조사업 입찰은 내년 봄 본격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입찰 자격에서 배제된 외국업체들은 사업 확보를 위한 경쟁에 적극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영국의 FSS 군수지원함 건조 계약은 비전투용 군함이기에 영국 조선업체뿐만 아니라 외국업체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에 2018년 입찰 초반 당시 BAE 시스템, 밥콕, 라켈 레이드 등 영국 업체 5곳과 한국 대우조선해양을 포함해 스페인 나반티아, 네달란드 다멘, 일본 재팬마린 유나이티드 등을 해외기업 7곳이 참여했다. 

 

그러다 영국이 외국업체의 보조금 문제와 자국 조선소 보호 차원에서 건조 입찰을 중단했다. 외국업체가 입찰될 경우 영국은 6700여개 일자리 손실이 우려되는 데다 외국기업이 정부 보조금을 받아 공정한 가격 경쟁이 불가하는 이유에서 입찰 배제가 압박되서다. 이 과정에서 대우조선은 물론 나반티아를 제외한 모든 조선사가 중도 하차했다. 

 

자국 산업 보호 이유로 중단했던 외국업체 참여를 예산 문제로 9개월만에 입장을 바꾼 셈이다. <본보 2020년 8월 8일 참고 英, '2조' 차세대 군함 사업 입찰 재개…대우조선 출사표 던지나>
 

내부 반발은 여전히 존재한다. 영국 노조원들은 군함 건조가 영국 현지에서 이뤄지면 기술 등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어 전적으로 영국 건조를 요구해왔다. 영국 최대 노동조합 중 하나인 GMB 노조는 성명을 내고 "모든 선박이 영국 야드에 건설되고 조립될 것이라는 보증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군당국의 군함 사업 계획이 공식화되면서 대우조선의 수주 가능성도 엿보인다. 대우조선은 지난 2012년 영국 해군이 발주한 군수지원함 4척 가운데 마지막 선박을 수주한 이력이 있다. 당시 영국 해군이 자국 조선소가 아닌 해외에 사상 처음으로 발주한 군함이라 주목받았다. 건조 과정에서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막내아들 에드워드 왕자 부부가 대우조선을 직접 방문해 함정 진행 상황을 점검, 전 세계 방산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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