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SK하이닉스 인텔 인수, 양사 윈윈" 평가…오너 경영 주목

중화권 언론 "SK하이닉스 포함 소수 업체에 낸드 점유율 집중 심화"
인텔, 수익 부진 낸드 사업 털어
오너 경영, 과감한 투자 이끌어

 

[더구루=오소영 기자] SK하이닉스가 미국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인수한 가운데 외신들은 양사 모두에게 '윈윈(Win-Win)'이 되는 거래로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낸드에서 입지를 확대할 수 있고 인텔은 수익성이 악화된 사업을 정리해 출구 전략을 모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SK하이닉스가 과감히 인텔 인수를 추진할 수 있는 배경으로 '한국형 오너 경영'을 주목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봉황망 등 중화권 언론들은 20일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을 인수하며 시장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SCMP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붐이 일어난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며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함께 애플 아이폰부터 데이터센터에 이르는 모든 분야의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봉황망 또한 전 중국 중신증권 수석 부사장이자 딥핀 테크놀로지 시장조사기관 연구원인 장 샤오롱(Zhang Xiaorong)의 인터뷰를 인용해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이 증가하고 낸드 산업의 집중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는 SK하이닉스가 낸드 분야에서 세계 2위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2분기 낸드 시장 점유율(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집계)을 보면 SK하이닉스는 11.4%, 인텔은 11.5%로 양사의 합계 점유율은 2위 키옥시아(17.3%)보다 높다.

 

인텔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샤오롱 연구원은 봉황망에 "비핵심 사업의 매각이 인텔의 칩 기술 딜레마는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텔은 60%의 수익 마진을 내길 바랬지만 낸드 가격은 시장 수급에 큰 영향을 받고 있고 개발과 생산에 많은 자본이 필요해 이윤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인텔은 낸드 사업을 정리하면서 동시에 SK하이닉스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해외 IT전문지 탐스하드웨어(Tom's Hardware)는 "인텔이 마이크론처럼 SK하이닉스와 낸드 생산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다"며 "인텔은 이미 SK하이닉스에서 낸드를 받아 소비자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에 써왔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SK하이닉스가 인텔 인수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경영권과 소유권이 분리되지 않은 한국 특유의 오너 경영을 꼽았다.

 

미국 투자은행 BDA 파트너스의 하워드 리 매니징 디렉터는 프랑스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강력하고 안정적인 (오너들의) 소유권이 초격차 전략을 비롯해 수십 년의 장기 계획을 추진할 수 있게 해줬다"며 "거대한 투자는 단기간 수익성과 주주가치를 해칠 수 있어 최고경영자(CEO)를 고용하는 회사에서는 이를 실행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인텔과 낸드 부문을 10조3104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양도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 인텔의 SSD 사업 부문과 낸드 단품 및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 생산시설을 포함한 낸드 사업 전체를 인수했다. 인텔은 다롄 시설에서 낸드 웨이퍼를 생산하며 웨이퍼 설계와 생산 관련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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