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신고리 원전 황산 누출 사고 "총체적 부실"

신고리 1호기서 황산 1120ℓ 누출
협력사 지도·감독 엉터리, 보고 체계도 구멍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신고리 원전의 황산 누출 사고로 논란을 빚은 가운데 유해 화학물질 취급에 대한 관리·감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작업 전 회의는 진행되지 않았고 화학물질 관리 의무가 있는 책임자도 작업 현장에 없었다. 한수원의 구멍 뚫린 안전 의식이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 8일 신고리 원전 1호기의 화학물질 유출 사고에 대한 내부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고는 지난 7월 13일 발생했다. 협력사 직원이 신고리 1호기의 터빈 건물 내 황산 저장 탱크에서 일일 탱크로 황산을 충전하던 중 계측 기기에 문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황산 1120ℓ가 외부로 유출됐다.

 

사고 당시 한수원 직원은 황산 취급 과정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안전 관리에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수원 직원은 협력사가 절차서에 명시한 안전 관련 사항을 준수하는지 확인하는 업무를 게을리했다. 밀폐 공간인 일일 탱크 룸에서 작업을 할 때도 감시인 배치, 산소 농도 측정 등 안전 요건을 지키도록 지시·감독하지 않았다. 밀폐 공간에서 이뤄져 사고 위험이 높은 업무는 작업 전 회의를 거쳐야 하지만 회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유해 화학물질 관리를 총괄하는 책임자도 감독 의무를 회피했다. 책임자는 황산 이송·취급 작업에 참여해 전 과정을 지켜보고 사고를 예방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하지만 일일 탱크에 황산을 충전할 당시 책임자는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사고 보고 문제가 내부감사에서 지적됐다. 한수원은 사고 발생 시 발전소 자동동보장치(ACS)를 이용해 주요 경영진을 비롯한 대내·외 관계자들에게 알리도록 하고 있다. 사전에 등록한 연락처에 한해 동시다발적으로 사고 관련 메시지가 전송된다.

 

신속한 의사소통으로 사고에 대응하고자 구축한 ACS는 막상 현실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다. ACS를 관리하는 직원이 연락처를 업데이트하지 않아 사고 통보 대상자 일부가 보고 과정에서 빠졌다. 담당 직원은 사고가 있기 4개월 전인 3월에 연락처를 추가하도록 요청을 받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사고를 인지해야 할 관계자들이 보고에서 제외되며 대응에 차질을 빚었다는 지적이다.

 

한수원은 이번 사고로 안전불감증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관리·감독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며 국가 중요 전력 시설인 원전이 사고 위험에 놓였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수원의 안전 의식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직원 61명이 안전 관리 업무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80%인 49명은 협력사 직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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