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가 유럽 물류 시장에서 영토 확장에서 나서고 있다. 현지 업체와 손잡고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글로벌 기업이 몰려 있는 유럽을 해외 사업의 승부처로 삼으려는 전략이다.
◇'40년 우정' 합작사 설립 씨앗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와 스웨덴 선사인 스테나(Stena)와 공동으로 로로선(RO-RO선, 화물을 실은 트레일러를 통째로 운반할 있는 선박)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글로비스 유럽법인 글로비스 유럽과 스테나 자회사 스테나 레데리(Stena Rederi)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에 합작사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합작사는 유럽 내에서 자동차와 트럭을 운반하는 서비스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관련 규정을 검토해 다음달 13일까지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특히 두터운 신뢰 관계가 이번 합작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두 기업의 인연은 선대회장인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정 명예회장이 설립한 현대조선중공업(現 현대중공업)이 조기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이 스테나가 지난 1977년 발주한 로로선 11척이었다. 현대글로비스가 국적 선사로는 최초로 북극항로를 이용한 화물 수송에 나섰을 때도 스테나가 든든한 지원군을 역할을 맡았다.
◇유럽, 해외사업 구심점 부상
이번 합작사 설립에 성공하면 현대글로비스의 유럽 사업은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현대글로비스는 전체 매출의 40%를 해외에서 벌어들이며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유럽 매출은 지난 2016년 4조3741억원에서 2017년 4조5436억원으로 성장했다.
지난 2015년 폴란드 자동차 운송업체 아담폴을 인수, 유럽 육상 물류 허브로 활용하고 있는 점도 현대글로비스의 유럽 사업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아담폴 등이 구축한 물류망을 활용,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중국 동부-카자흐스탄-러시아로 이어지는 중국 횡단철도 사업을 검토 중이다. 중국 횡단철도 사업도 아담폴을 주축으로 추진된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유라시아 물류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고 국내 물류 산업 발전 및 세계 교역 확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