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싱가포르 국영 조선소, 韓기업 합병 검토…한진중공업 '물망'

케펠, 자국 조선소 아닌 한국 조선소와 합병 검토
한국·중국·일본 조선소 견제 위해 싱가포르 조선 합병 서둘러

[더구루=길소연 기자] 싱가포르 국영 조선소 케펠(Keppel corp)이 한국 업체와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가 실적 부진 등으로 전면 중단한 자국 조선소 간 합병 작업을 다시 한국 조선소로 눈을 돌려 재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해양플랜트 전문기업 케펠은 침체된 조선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 조선소와의 합병을 검토 중이다. 합병 대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국책은행 소유의 중형조선소 한진중공업이 유력하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조선업 경기 부진과 필리핀 수빅조선소 부실까지 겹쳐 경영권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 넘어갔다. 이후 한진중공업 채권단은 영도조선소(부지 26만㎡) 매각을 위한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케펠은 기술력과 우수한 인력일 갖춘 한국 조선업체와의 합종연횡을 통해 침체된 시황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전략이다. 페이화호 싱가포르개발은행(DBS) 애널리스트는 "케펠이 저가 수주를 내세운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한국 조선소와 파트너십을 확대할 것"이라며 "합병 시 생산기지 확보는 물론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후판 등을 조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선소 합병이 핵심 역량과 세계적 수준의 시설을 결합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추가 비용 합리화를 위한 여지를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싱가포르는 한국과 중국, 일본이 조선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을 서두르자 이를 의식해 싱가포르 조선합병을 서두르고 있다. 

 

실제 테마섹은 지난해 10월 싱가포르 해양플랜트 업체인 케펠에 30억 달러(약 3조5500억원) 규모의 지분인수를 제안했다. 그러다 테마섹 계열사인 카이아나이트 인베스트먼트 홀딩스가 케펠의 경영 적자가 부담으로 작용돼 지분 인수 계획을 철회라면서 인수합병이 중단됐다. 케펠 계열사인 케펠 오프쇼어 앤 마린의 부실로 올 상반기에 3억91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본보 2020년 8월 15일 참고 싱가포르 조선 합병 숨고르기…"적자 부담으로 인수 철회">
 

업계 관계자는 "테마섹의 지분 인수계획 철회로 싱가포르 조선합병은 잠시 숨고르기에 돌입하다가 한국 조선소로 눈을 돌려 합병을 재추진하는 모양새"라며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조선 경쟁국을 의식해 조선소간 인수합병을 추진하긴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케펠코퍼레이션은 지난달 21일 자산운용부문인 케펠캐피탈홀딩스와 한국 국민연금공단(NPS)과 업무제휴에 나서기로 했다. 양측은 아시아의 민간 인프라 등에 공동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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