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최종 매각…'미국·호주 컨소시엄' 품에 안겨

호주 오스탈-미국 서버러스 컨소시엄이 인수자로 최종 낙점
조만간 인수작업 마무리…호주 오스탈이 조선소 운영

 

[더구루=길소연 기자] 한때 세계 10위 조선소에서 경영 부실로 매각 위기에 놓였던 한진중공업 필리핀 자회사 수빅조선소가 드디어 새 주인을 찾았다. 인수가 유력했던 호주 방산업체 오스탈에 예정대로 안기면서 수빅조선소는 군함 등을 건조하는 시설로 활용될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필리핀 당국은 미국 사모펀드(PEF) 서버러스(Cerberus)와 호주 방산업체 오스탈(Austal) 컨소시엄이 수빅조선소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인수작업은 조만간 완료된다. 조선소는 호주 오스탈이 맡아 운영한다. 

 

필리핀 당국은 오스탈이 제시한 조건대로 매각 절차 완료 후 근로자 2만명이 작업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수빅조선소 매각은 작년 말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인수전에 참여한 오스탈이 지난해 7월초부터 수빅조선소 채권단과 단독 인수협상을 진행하면서 매각 완료를 가시화했다. <본보 2019년 12월 6일 참고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매각 마무리…"내년 초 호주 오스탈 품에>

 

오스탈이 실사를 진행한 뒤 인수 가격과 합작투자 방법 등 인수 조건을 제시하면 채권단이 이를 검토하고 최종 결정하는 형식이다. 

 

오스탈은 수빅조선소를 인수한 뒤 다른 용도로 전용하는 대신 군함 등을 건조하는 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근로자도 대부분 승계하고, 특히 필리핀 해군과 수빅조선소 일부 부지를 해군 기지로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해왔다. 

 

이번 인수전은 네덜란드와 프랑스, 중국, 미국계 컨소시엄 등이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이중 중국의 경우 수빅조선소가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에 접해 있어 군사적 기지로 활용할 목적으로 탐냈으나 한진중공업 측에서 반대하며 탈락했다. 

 

수빅조선소는 2000년대 초반 완공된 조선소 중 최대 도크를 자랑하며, 가공 공장에서 생산된 블록과 기자재를 도크로 옮기는 운반거리가 1km를 넘지 않는다. 또한 생산 과정 상당부분 자동화 시설을 갖췄다.

 

그러다 지난해 초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필리핀 올롱가포 법원에 기업회생을 요청했다. 한국 채권단에 9억 달러, 필리핀 현지 은행에 약 4억 달러 등 총 13억 달러의 채무를 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호주 오스탈과 미국 서버러스 컨소시엄이 융자금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조선소를 인수했다"며 "한진중공업 품을 떠나더라도 군함 등을 건조하는 시설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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