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LG그룹이 캐나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업체 OTI 루미오닉스(OTI Lumionics)에 투자를 단행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확보해 중국 업체들의 추격에 대응하고 OLED 생태계 구축에 힘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는 기업 벤처 캐피탈(CVC)인 'LG 테크놀로지 벤처스'를 통해 OTI 루미오닉스에 투자했다. 투자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LG 테크놀로지 벤처스는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2018년 미국 실리콘 밸리에 설립된 회사다.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미래 유망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한다. LG전자, 디스플레이, 화학, 유플러스, CNS 등 5개 계열사가 출자한 4억2500만 달러(약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작년 4월 기준 미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약 1900만 달러(약 226억원)에 이른다.
LG 테크놀로지 벤처스가 관심을 보인 OTI 루미오닉스는 OLED 디스플레이용 소재 분야의 선두 주자다. 2011년 설립돼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다.
OTI 루미오닉스는 특히 투명한 디스플레이 구현을 위한 OLED 소재 'ConducTorr™' 개발에 주력해왔다. ConducTorr™을 활용하면 음극의 미세한 구멍을 통해 빛을 충분히 통과 시켜 얼굴인식 기능을 내장한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OTI 루미오닉스는 ConducTorr™ 대량 양산을 시작해 오는 4분기부터 고객사에 납품할 예정이다
LG는 OTI 루미오닉스에 투자해 미래 OLED 기술을 선점할 계획이다.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시장을 중국에 빼앗긴 이후 LG는 그룹 차원에서 OLED로의 사업 구조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LCD보다 진입 장벽이 높은 OLED에 투자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드림플레이'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달 OLED를 기반으로한 가전, 빌트인 제품을 함께 제작할 수 있는 스타트업 모집도 추진했다. 선발된 기업은 3개월여 간의 육성 과정을 밟고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LG디스플레이의 OLED에 탑재해 실제 제품으로 완성하는 단계까지 같이 한다.
OLED 시설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경기 파주 사업장 P10라인에 7조6400억원을 투입했다. 2015년 4조6400억원을 쏟아 월 3만장 규모로 공장을 건설 중이었는데 지난해 3조원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월 생산량은 4만5000장 규모로 늘어났다.
최근 가동을 시작한 중국 광저우 공장은 연내 풀가동한다. 파주와 광저우 사업장을 토대로 전체 매출 중 OLED 비중을 내년 50%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