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공장 '특별경제구역 선정' 놓고 헝가리 중앙·지방정부 이견

괴드시 시장, 세수 감소·환경 우려…"EU 집행위에 알릴 것"
정부 부처 장관 반발…"일자리 위협 말아야"

 

[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SDI 공장이 위치한 괴드시가 특별경제구역 선정된 가운데 이를 두고 헝가리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견을 보였다. 야당 소속인 괴드시 시장이 정부의 결정으로 세수가 줄었다며 특별경제구역 지정을 반발하자 여당 출신의 부처 장관은 삼성SDI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강조하며 맞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발로그 차바 헝가리 괴드시 시장은 현지 정부의 특별경제구역 지정 결정에 반대를 표명했다.

 

특별경제구역으로 선정되면 괴드시에 있는 삼성SDI에 대한 세금 징수와 규제 권한이 시에서 주정부로 넘어가게 된다. 괴드시 입장에서는 삼성SDI로부터 거둬들인 막대한 지방세를 받을 수 없게 돼 세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본보 2020년 4월 21일 참고 [단독] 삼성SDI 배터리공장, 헝가리 첫 특별경제구역 지정…'특급지원 기대'> 

 

차바 시장은 현지 매체인 헝가리 투데이(Hungary Today)를 통해 "세수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세금을 (주정부에서) 가져가고 정작 삼성SDI 공장은 괴드시에 있어 환경 훼손이 우려된다"며 "브뤼셀(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서 이를 알리겠다"고 밝혔다.

 

차바 시장은 작년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공장 증설 현장을 찾아 소음 문제를 제기하고 수백 마리의 제비 서식지 파괴를 지적했었다. 괴드시가 특별경제구역으로 뽑혀 지방세마저 받지 못하면서 삼성SDI의 투자에 따른 이점은 사라졌다는 게 차바 시장의 지적이다.

 

차바 시장은 삼성SDI에 막대한 지원금을 주고도 세수를 통해 돌려받을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부가 괴드시와 협상 절차 없이 특별경제구역을 지정한 것도 문제 삼았다.

 

그는 "유럽의회의원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법관 등을 만날 것"이라며 "삼성SDI에 제공된 국가 지원에 대한 적법성 조사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차바 시장이 정부를 비판하자 정부 부처는 발끈했다. 여당인 피데스 출신의 터쓴 벤세 헝가리 공공행정법무부 장관은 괴드시 시장과 부시장의 정파 싸움을 거론하며 "개인의 정치적인 이익을 취해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야당인 헝가리 모멘툼 운동당 소속 차바 시장이 특별경제구역 지정 문제를 부시장과의 세 다툼에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페테르 시야르토 헝가리 외교장관도 차바 시장의 주장에 즉각 반박했다. 시야르토 장관은 현지 매체 브리크(Blikk)와의 인터뷰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사려 깊고 광범위한 대화가 필요하다"며 "이를 지방 정부에 독점적으로 맡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SDI는 2017년 5월 헝가리 공장을 준공한 후 증설을 이어갔다. 지난해 5600억원 이상을 쏟았고 최근 1공장의 약 3배 규모로 2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2공장 투자액은 1조2000억원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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