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미국 셰일 원유 시추 기업들도 생산량을 늘릴 전망이다. 유가가 높아진 만큼 원유 생산을 늘릴수록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란 판단이 깔려 있다.
마이크 소머즈 미국 석유협회(API)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를 통해 “글로벌 원유 가격 상승이 미국의 생산량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데이터 전문기업 ‘엔베러스(Enverus)’의 미국 공급 책임자인 알렉스 류보예비치는 “생산량 증가는 우선 시추는 완료됐지만, 수압 파쇄(프래킹) 작업을 기다리고 있는 '미완결유정(DUC, Drilled but Uncompleted)'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DUC는 셰일가스 유전에서 시추는 됐지만 경제성 등의 이유로 임시봉인된 유정을 의미한다. 일종의 재고 유전으로, 단기간 내 실제 원유 생산에 나설 수 있는 유정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증산 움직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청도 영향을 미쳤지만, 원유 가격 급등이 더 중요한 이유라고 봤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 이후 글로벌 유가가 68% 폭등한 것만으로도 기업들이 석유 생산량을 늘리는 데 충분한 유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셰일 탐사 기업들이 신규 원유에서 수익을 내려면 글로벌 유가가 배럴당 62~70달러에 형성돼 있어야 한다. 지난 6일 정오 기준 미국 벤치마크 유가는 수익 기준선의 약 두 배인 배럴당 113달러에 육박했다.
이미 주요 기업들은 증산 움직임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투자은행 ‘TD 코웬’의 분석가인 제이슨 게이블먼은 “엑손모빌과 셰브론이 생산량을 늘릴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엑손은 이미 오는 2030년까지 공격적인 성장 계획을 세웠으며, 셰브론은 수 년간의 급격한 증가 이후 생산 '고점(Plateau)'을 유지하겠다고 예고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올해 미국 석유 공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엔베러스는 “올해 미국 석유 공급량이 하루 평균 24만 배럴 증가해 역대 최고치인 1390만 배럴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씨티그룹은 “하반기 주요 셰일 기업들의 시추 장비가 추가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까지 주요 업체들의 하루 생산량이 10만 배럴 이상 증가할 신호”라고 분석했다.
다만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인한 공급 차질 규모가 이번 달 하루 1300만 배럴에 달하는 데 이에 비해 미국의 수십만 배럴 증산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