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기아 조지아 법인과 현대모비스 앨라배마 법인이 연루된 집단소송이 총 1150만 달러(약 170억원) 규모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될 전망이다. 이는 현지 공장에 전문직 비자(TN)로 채용된 멕시코 출신 엔지니어들을 단순 생산직에 투입해 '취업 사기' 논란이 일며 사태가 촉발했던 것이다. 현대차·기아 공급망 내의 인력 운용 방식이 거액의 합의금 지급이라는 실질적인 사법 리스크로 이어진 이례적인 대규모 사례이기에 국내외의 관심도 높았던 상황이다. 유사한 방식으로 현지에서 인력을 운용해온 협력사와 관계사에게도 파장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조지아 북부 연방법원이 예비 승인을 거쳐 배포를 허가한 공식 집단소송 공지문에 따르면 기아 조지아 법인과 현대모비스 앨라배마 법인을 비롯해 인력 채용 대행사인 △테스(TESS) △올스웰(Allswell) △SPJ 커넥트 등은 총 1150만 달러의 합의 기금을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공지문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 소송 대상자들에게 발송된 공식 문서다. 앞서 지난 2022년 멕시코 근로자들은 "엔지니어 업무를 약속받고 입국했으나 실제로는 최저임금 수준의 단순 반복 노동에 투입됐다"며 미 연방 조직범죄법(RICO) 및 공정근로기준법(FLSA)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논란의 중심이 된 TN 비자는 북미자유무역협정에 따라 멕시코와 캐나다의 고숙련 전문직 인력에게만 발급되는 비자다. 원고 측은 기업들이 이 비자를 단순 노무 인력 확보 수단으로 악용했다고 주장해 왔다. 법원은 오는 5월 29일 최종 승인 공청회를 거쳐 합의안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승인 시 614명의 보상 대상자에게 근무 기간에 따라 1인당 최소 4112달러(약 610만원)에서 최대 1만 6800달러(약 2500만원)가 지급될 계획이다.
이번 합의는 조지아주에 진출한 한국계 자동차 부품업계 전반으로 번진 '줄소송' 국면에서 나온 상징적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로 지난 2024년부터 세원 아메리카와 건축자재 업체 LX하우시스 등도 멕시코 출신 엔지니어들로부터 유사한 취업 사기 및 임금 차별 혐의로 잇따라 피소되어 현재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들 기업은 이번 합의 대상에 포함된 인력업체 테스 등을 통해 인력을 수급해온 공통점이 있다. 이에 기아와 모비스의 이번 합의 사례가 현재 진행 중인 협력사 소송 향방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기아와 현대모비스 측은 이번 합의가 법적 책임이나 잘못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법원에 제출된 합의서에 따르면 피고 기업들은 제기된 혐의를 부인했으나, 소송 장기화에 따른 비용과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하기 위해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명시됐다.
현지 법조계와 관련 업계에서는 미 연방법원이 합의안을 예비 승인하며 사법 리스크가 구체화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조지아와 앨라배마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들이 비자 규정 준수와 고용 투명성을 강화하지 않을 경우, 유사한 형태의 집단소송 리스크가 반복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