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현준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오는 10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2026 파리 모터쇼'에 나란히 참가한다. 유럽 전통 제조사들과 아시아 브랜드들이 전기차 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가운데, 양사는 현지 맞춤형 보급형 모델을 앞세워 전동화 주도권을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10월 12~18일(현지시간) 파리 엑스포 포르트 드 베르사유(Paris Expo Porte de Versailles)에서 열리는 '제91회 파리 모터쇼' 참가를 확정했다. 주최 측인 '몬디알 델 오토(Mondial de l’Auto)'가 기아의 참가 소식을 전했으며, 현대차도 지난 2018년 이후 8년 만에 복귀를 결정했다.
이번 모터쇼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현대차의 소형 전기 SUV '아이오닉 3'의 등장이다. 클레망틴 안투네스(Clémentine Antunes) 현대차 프랑스 마케팅 이사는 최근 르 저널 드 로모빌(Le Journal de l'Automobile)과의 인터뷰를 통해 "10월 파리 모터쇼가 아이오닉 3의 공식 출시 무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의 전시 라인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신규 전기차 혹은 혁신적인 콘셉트카를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기아는 지난 2024년 파리 모터쇼에서 전기 SUV 'EV3'를 유럽 최초 공개했으며, 목적기반차량(PBV) 콘셉트 'PV5'로 현지의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마크 헤드리히 기아 프랑스 법인장은 "치열한 시장 상황 속에서 기아의 혁신 기술과 책임감 있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의 파리 모터쇼 동반 출격은 지난 1월 벨기에에서 열린 '2026 브뤼셀 모터쇼'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기아는 소형 전기 SUV '더 기아 EV2'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으며, 현대차는 다목적 전기차(MPV) '더 뉴 스타리아 EV'를 선보이며 유럽 맞춤형 라인업을 강화했다.
이 같은 행보는 지난해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로 판매가 둔화한 상황에서, 수요가 비교적 안정적인 유럽 시장에 전략적 집중을 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1992년 프랑스 시장 진출 이후 2018년까지 매년 파리 모터쇼에 참가했지만, 코로나19로 2020년 행사가 취소된 뒤 2022년과 2024년에는 불참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환경 규제가 엄격하고 소형차 선호도가 높아 전기차 대중화의 중요한 승부처"라며 "현대차와 기아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해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