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현준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포드를 제치고 순수 전기차(BEV) 판매 3위를 차지했다. 관세 부담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보조금 폐지 등 악재 속에서도 판매량 증가에 따른 성과다. 대미 관세 완화 국면에 접어든 올해 현대차·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10만3697대를 판매했다. 전년(10만396대) 대비 3.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포드는 2024년 11만4432대에서 지난해 8만4113대로 판매가 26.5% 줄며 4위로 내려앉았다.
현대차·기아는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미국 전기차 판매 3위를 차지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57만7000대를 판매해 1위를 유지했지만, 전년 대비 8.8% 감소했다. GM 역시 28만5291대에서 17만대로 판매량이 줄며 40.4% 감소세를 기록했다.
현대차·기아의 성과는 주요 경쟁사들이 일제히 전기차 판매 감소를 겪는 가운데, 홀로 증가세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은 자동차 관세 부담과 전기차 캐즘 장기화에 전반적으로 녹록지 않은 환경에 놓였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9월 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를 종료하면서 수요 위축이 겹쳤다.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에 달하던 세액공제 혜택이 사라진 상황에서도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판매 증가를 이뤄냈다.
현대차에 따르면 아이오닉 5는 지난해 4만7039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5.9% 증가했다. 지난해 새로 출시된 아이오닉 9가 5189대 판매고를 올리면서 전기차 판매 확대에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외 전체 판매에서도 성과를 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183만6172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7.5% 증가한 수치다. 하이브리드차(HEV) 판매가 크게 늘며 친환경차 비중은 처음으로 23%를 넘어섰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 시장에서 수익성 확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자동차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 혜택이 사라지면서 일본·유럽 브랜드와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해야 하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를 중심으로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생산 능력 증대와 함께 부품 조달 다변화를 통해 관세 부담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