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우진산전이 방글라데시 다카 도시철도(MRT) 전동차 공급과 관련해 수주 물량의 현지 생산화 가능성까지 논의한다. 우진산전은 발글라데시를 비롯한 글로벌 철도 인프라 시장에서 공급 능력을 입증, 사업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9일 업계와 현지 외신 등에 따르면 우진산전은 조만간 다카를 방문해 국영 다카도시철도공사(DMTCL), 방글라데시 철도청(BR), 투자개발청(BIDA) 등과 연쇄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조립 공장 건설 타당성을 살피기 위해 현지 실사를 진행하며 입지·공정 구성·부품 조달 방식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우진산전은 다카 MRT 1호선 전동차 34편성(편성당 8량) 공급 계약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완제품을 도입하는 방식이었으나 조립이 현지에서 이뤄질 경우 제작 이후 단계 일부가 방글라데시에서 수행되는 형태가 검토된다.
파루크 아메드 DMTCL 사장은 방글라데시 일간지 '파이낸셜 익스프레스(The Financial Express)' 등을 통해 "초기에는 조립 공장 설립을 제안했지만 우진산전은 전통 철도 객차에 대한 방글라데시 내 수요도 살펴본 뒤 추후 완전 제조까지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 방안이 향후 MRT 프로젝트의 차량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첫 단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글라데시 교통당국이 현지 생산을 요청한 것은 MRT 확충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 때문이다. 다카 MRT 개발 사업비가 누적될 경우 전체 조달 규모가 1조 타카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며 조립 공정 일부를 현지에서 처리할 경우 비용 관리 여지가 생긴다는 판단이다. 유지보수 지원 체계와 부품 공급과 정비 일정도 현지 기준에 맞춰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 이점으로 꼽힌다.
우진산전의 조립 공장 검토는 공급 방식에도 변화를 줄 전망이다. 조립 기반이 마련될 경우 제작 이후 절차부터 차량 인도까지 방글라데시에서 처리하는 형태가 가능해지며 향후 MRT 확장 사업에서 공급 범위를 묶어 제안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 부품 조달과 정비 인력 운영 등 후속 단계가 현지에서 이어질 수 있어 장기 MRT 개발 계획에 맞춘 공급 시나리오 제시도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과 방글라데시는 기존 철도 분야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해왔다. 현대로템이 여객 객차 공급을 통해 방글라데시 철도 시장에 진출한 바 있고, 서울교통공사는 올해 방글라데시 서부 구간 철도신호 현대화 컨설팅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계약을 체결했다. 다카 MRT 5호선 남부선 건설감리, 객차 구매 컨설팅 등 한국 기업과 기관이 참여해온 사업도 다수 추진되면서 양국 간 철도 협력 경험이 축적돼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