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명가' TKMS가 '8조' 폴란드 프로젝트 실패한 이유는

"G2G 방식이 패착…폴란드 요구에 즉각 대응 어려워"
스웨덴 '사브' 낙점…늦어도 내년 2분기 내 계약 체결

[더구루=정예린 기자]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가 폴란드 오르카 잠수함 도입 사업에서 탈락한 배경에는 폴란드 요구 조건에 맞춘 맞춤형 전략 부재가 핵심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지 요구와 운용 계획을 전략적으로 제시하지 못한 점이 수주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6일 독일 일간지 '뮌헨 메르쿠르(Münchner Merkur)'에 따르면 TKMS는 입찰 최종 단계에서 폴란드 방위청에 직접 상업적 제안을 제출하지 않고 독일 정부가 G2G(Government-to-Government) 방식으로 솔루션을 대신 제시했다. 매체는 이같은 접근이 입찰에서 유연성을 떨어뜨린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TKMS는 독일과 노르웨이에 이미 U212CD를 공급한 경험이 있으나, 진행 중인 생산 일정으로 단기적 전환 플랫폼 제공이 어려웠다. 정부 간 방식으로만 제안이 이루어진 점도 폴란드 요구에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는 인상까지 더해지며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스웨덴 사브가 제안한 A26 블레킹게급 잠수함은 발트해 환경에 최적화된 설계와 저피탐 기술 '고스트(Ghost)'를 적용했다. 모듈식 탄도미사일 발사 옵션과 구체적 도입 일정, 임시 운용 방안까지 포함해 폴란드 해군의 요구를 충족시켰으며, 폴란드 인력이 스웨덴에서 잠수함 운용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까지 제공했다.

 

오르카 프로젝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발트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폴란드 해군의 핵심 방위력 강화를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이번 수주전에는 TKMS 외에도 한화오션, 사브, 이탈리아 핀칸티에리, 스페인 나반티아, 프랑스 나발그룹 등 총 6개 업체가 참여했다. 한화오션은 장보고-III(KSS-III) 잠수함을 기반으로 긴 잠항 능력,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 납기 단축 능력을 내세웠으나 최종 선정에는 실패했다.

 

폴란드 정부는 선정 직후 늦어도 내년 2분기까지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 규모는 약 100억 즐로티(약 3조8000억원), 유지·운영 비용까지 포함하면 최대 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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