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400조 시대…‘1위 은행’ 자리 놓고 4대 금융 격돌

국민 ‘DC 1위’·신한 ‘IRP 강자’·하나 ‘성장률 선두’·우리 '수수료 무기로 추격전 가세

 

[더구루=김나윤 기자] 퇴직연금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시중은행 간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각각 ‘확정기여형(DC)’, ‘개인형퇴직연금(IRP)’, ‘적립금 성장률’ 등 분야별 1위를 내세우며 세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퇴직연금이, 10년 내 100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보는 가운데 장기 수익 기반을 선점하기 위한 ‘퇴직연금 전쟁’이 본격화됐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4대 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신한은행 49조1900억원, 국민은행 45조3000억원, 하나은행 44조1100억원, 우리은행 28조9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대비 각각 3.1%, 2.4%, 3.3%, 1.9% 증가한 수치다.

 

퇴직연금 제도가 2005년 도입된 이후 시장은 꾸준히 성장해왔다. 2006년 말 7600억원에 불과했던 금융권 전체 적립금은 연평균 15%씩 늘며 2024년 말 40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운용 주체가 개인에게 있는 DC형·IRP형 상품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시장 규모는 1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원이자 장기 운용 자산이라는 점에서 은행들의 ‘차세대 먹거리’로 자리잡았다.

 

국민은행은 2010년 이후 15년 연속 DC형 퇴직연금 1위를 지키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DC형 적립금은 15조원, IRP는 18조17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은 ‘비대면 채널 혁신’과 ‘AI 기반 자산관리’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인공지능 연금비서 서비스와 개인별 맞춤형 상품 추천 시스템을 고도화해 초개인화된 자산관리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IRP 적립금 18조원을 돌파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강점은 폭넓은 상품 라인업이다.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220종의 상장지수펀드(ETF)를 확보해 투자 선택 폭을 넓혔다. 여기에 비대면 IRP 가입 시 수수료 면제 확대, 장기 수익률 관리 시스템을 더해 ‘편의성과 수익률’을 동시에 강화했다.

 

하나은행은 가장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며 선두권을 추격 중이다. ‘손님 중심 경영’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연금 전문 컨설턴트가 직접 고객을 찾아가는 ‘움직이는 연금 더드림 라운지’, 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 카카오톡 ‘MP 구독서비스’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고객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우리은행은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20조원대 규모지만 공격적인 수수료 정책으로 반전 드라마를 노리고 있다. 시중은행 최초로 비대면 IRP 가입 시 운용·자산관리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며 경쟁력을 확보했다. 또한 펀드·ETF 등 실적배당형 상품 라인업을 은행권 최다 수준으로 확대해 수익률 개선에도 나섰다. 이밖에 유튜브를 통한 월간 투자전략 세미나 개최, 영업점 연금 전문가 확충 등 고객 접점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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