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예지 기자] 대한항공이 캐나다 2위 항공사 웨스트젯(WestJet)의 지분 인수를 공식 완료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델타항공(Delta Air Lines)·유럽의 에어프랑스-KLM(Air France-KLM)과 함께 공동 주주로 참여해 '삼각 동맹'을 구축, 캐나다를 거점으로 하는 북미 및 중남미 노선 확장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3일 웨스트젯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웨스트젯의 모회사인 케스트렐 탑코(Kestrel Topco)의 지분 10%를 인수하는 절차를 최종 마무리했다. 이는 지난 5월 9일 투자 발표 이후 약 5개월 만에 거래가 종결된 것으로, 웨스트젯의 대주주인 Onex 파트너스 그룹(Onex Partners Group)이 보유하던 25% 지분을 전략적 파트너 3곳에 매각하면서 이뤄졌다.
델타항공과 대한항공이 인수한 총 지분 25%의 거래 규모는 총 5억 5000만 달러(약 7900억원)로, 델타항공이 3억 3000만 달러(약 4730억원), 대한항공이 2억 2000만 달러(약 3150억원)를 각각 투자했다.
델타항공은 인수 지분 15% 중 2.3%를 합작 파트너인 에어프랑스-KLM에 양도했다. 이에 따라 최종 지분율은 △델타항공 12.7% △대한항공 10% △에어프랑스-KLM 2.3%로 확정됐다. Onex 그룹은 여전히 75%의 지분을 유지하며 웨스트젯의 경영권을 보유한다.
웨스트젯 지분 인수로 대한항공은 북미-유럽 노선을 잇는 글로벌 항공 동맹 내 입지를 한층 강화하게 됐다. 델타항공과는 이미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JV)를 운영 중이다. 에어프랑스-KLM과도 스카이팀(SkyTeam) 동맹을 통한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웨스트젯은 캐나다 최대 항공사인 에어캐나다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캐나다 전역은 물론 카리브해·멕시코 등 중남미 지역까지 광범위한 노선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웨스트젯과의 협력을 통해 기존 공동운항(Codeshare) 범위를 확대하고, 캐나다 및 중남미 지역 신규 노선 공동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알렉시스 폰 호엔스브루흐(Alexis von Hoensbroech) 웨스트젯 그룹 CEO는 "이번 지분 인수는 웨스트젯의 성장 전략과 인재, 그리고 잠재력에 대한 글로벌 항공사들의 신뢰를 보여준다"며 "대한항공 등 신규 주주들과 함께 장기적인 가치 창출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타우피크 포파티아(Tawfiq Popatia) Onex Partners 대표 겸 웨스트젯 이사는 "새로운 주주들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우수한 항공사들"이라며 "이번 투자가 팬데믹 이후에도 강력한 성과를 창출한 웨스트젯의 가치를 한층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