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아, 이집트 첫 CKD 공장 설립 공식화…내년 3분기 생산 목표

약 145억원 이상 투자…내년 첫 현지 생산 차량 출시 예정
EIT와 맞손…CKD 조립 방식 도입해 관세·물류 비용 절감
현대차 이어 기아까지 현지 생산 체제…아프리카·중동 시장 공략 가속

[더구루=정예린 기자] 기아가 이집트에서 첫 현지 조립공장 설립을 공식화하고 '메이드 인 이집트' 전략을 본격 추진한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까지 직접 생산 체제를 구축하면서 아프리카·중동을 겨냥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시장 공략이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22일 기아 이집트법인에 따르면 최근 현지 총판 'EIT(Egyptian International Trading & Agencies)'와 반조립(CKD) 방식의 현지 생산 프로젝트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초기 투자 규모는 5억 이집트 파운드(약 145억원) 이상이며, 단계별 생산 확대를 목표로 한다.

 

투자는 2단계로 나뉜다. 1단계에서는 외부 공장을 활용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세단 각 1종을 내년 3~4분기 현지 출시한다. 2단계에서는 2026~2027년 내 자체 공장을 완공해 기아 전용 생산 라인으로 전환, 생산 품목과 물량을 확대한다. 현지 부품 조달 확대, 인력 교육, 품질 관리 시스템 구축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기아가 이집트에서 현지 생산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아는 앞서 EIT와 협력을 기반으로 완성차 수입 중심의 사업 구조를 유지해왔다.

 

김후곤 KD사업지원실장 겸 KD기획팀장(상무)은 "이번 투자로 관세 혜택뿐 아니라 현지 생산을 통한 다양한 차종 제공이 가능해져 이집트는 중동·아프리카 장기 성장 전략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며 "기아는 2030년까지 25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이집트 진출과 주요 지역 확장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아는 CKD 방식을 공식 도입함으로써 관세와 물류 부담을 줄이고, 가격 민감도가 높은 이집트 시장에서 원가 경쟁력 확보와 판매 확대를 동시에 노린다. 장기적으로는 이집트를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수출 거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EIT는 2006년 설립된 EIM 그룹 자회사다. 기아의 이집트 공식 딜러로, 전국 단위 딜러 네트워크를 운영하며 판매, 마케팅, 애프터세일즈를 전담해왔다. 지난 20년간 약 20만 대를 판매하며 기아와 긴밀히 협력해왔으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현지 생산 파트너로서 역할을 확대한다.

 

기아는 최근 이집트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집트자동차시장정보위원회(AMIC)에 따르면 2024/2025 회계연도 상반기 기아의 이집트 수입차 판매량은 3147대로 MG(6142대)와 토요타(5226대)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스포티지, 셀토스, 카니발, K4 등 주력 차종을 현지 출시했으며, 조만간 전기차도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 역시 이집트 현지 조립 생산을 강화하고 있다. 최대 파트너사 GB코퍼레이션은 카이로 인근 프리마 공장에 600만 달러를 투자해 내년 2분기부터 신형 세단 조립을 시작한다. 이미 CKD 방식으로 엘란트라AD와 엑센트RP를 생산 중이며, 이번 투자로 생산 모델을 3종으로 늘린다. <본보 2025년 9월 2일 참고 이집트 자동차 재벌 가문, '600만 달러 투자' 현대차 카이로 조립 공장 증설>

 

이집트는 유럽·아시아·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요충지로 수에즈 운하를 통해 지중해와 홍해가 연결된다. 광범위한 무역협정을 기반으로 주변국과의 교역이 활발해 자동차 제조 거점으로 전략적 가치가 높다. 현대차와 기아의 연이은 현지 조립·생산 확대는 단순 판매 강화가 아닌 이집트를 중동·아프리카 공급 및 생산 허브로 육성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타헤르 샤힌 EIT 최고경영자(CEO)는 "이집트에서 기아 차량 조립을 시작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자랑스러운 성취이며, 이는 기아 글로벌이 이집트 시장의 역량을 신뢰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조립을 넘어 최신 기술 도입과 지식 이전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품질을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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