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은비 기자] 현대자동차 옛 러시아 공장을 인수한 현지업체 AGR이 출범한 ‘솔라리스’가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불과 1년여 만에 점유율을 세 배 가까이 끌어올리며 ‘톱10’에 안착, 현대차 재진출 가능성을 가늠할 바로미터로 주목받고 있다.
8일 러시아 자동차 조사기관 아브토스타트(Автостат)에 따르면 솔라리스는 지난달 3668대를 판매, 브랜드 순위 8위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3.0%로 집계됐다. 올들어 8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1만7474대로, 전년 동기 대비 2.2배 증가했다. 누적 점유율도 1.4%에서 3.0%로 수직 상승했다.
1위는 라다가 차지했다. 8월 한 달간 2만7610대를 판매, 점유율 22.6%를 기록했다. 2·3위는 하발(1만6028대, 13.1%)과 치루이(1만1099대, 9.1%)가 차지했다. 4위부터는 △지리(8689대, 7.1%) △벨지(7806대, 6.4%) △창안(7010대, 5.7%) △제토(4485대, 3.7%) △솔라리스(3668대, 3.0%) △토요타(2996대, 2.5%) △오모다(2984대, 2.4%) 순으로 이어졌다.
업계는 솔라리스의 성장세가 단기 성과를 넘어 현대차의 ‘재진출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한다. 현대차가 러시아 시장 철수 당시 향후 2년 내 공장을 다시 인수할 수 있는 ‘바이백’ 옵션을 포함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최근 현대차가 현지에서 ‘HYUNDAI’ 상표권을 유지하면서 신규 상표를 추가로 등록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향후 브랜드 복귀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솔라리스는 과거 현대차가 러시아 전략형 모델로 현지 생산했던 ‘엑센트’를 기반으로 부활한 브랜드다. 현지 소비자에게 익숙한 브랜드 이미지와 합리적인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중국 브랜드 독주 속에서도 빠르게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솔라리스는 현대차 브랜드의 현지 가치를 입증한 가늠자”이라며 “향후 글로벌 제재 환경과 현지 파트너십 변수에 따라 현대차의 복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