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해외에서 다연장로켓 천무를 '딥 스트라이크(Deep Strike)'로 브랜드화한다. 정밀한 장거리 타격 능력을 강조한 이름으로 천무의 인지도를 높인다. 또한 사거리를 늘려 천무의 성능을 한층 강화하고 독자적으로 방위 능력을 확보하려는 유럽을 공략한다.
5일 영국 방산 전문지 '아미 테크놀로지' 등 외신에 따르면 사이먼 험프리(Simon Humphrey) 한화디펜스 영국사무소 담당 임원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디어 브리핑에서 " '딥 스트라이크'로 브랜드화된 K239 천무로 유럽의 (장거리) 전력 공백을 메꾸려 한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딥 스트라이크는 천무의 해외 수출 브랜드명이다. 깊숙한 후방까지 정밀하게 타격하는 천무의 성능을 직관적으로 드러내고자 명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기존 '천무'에 더해 새 브랜드명인 '딥 스트라이크'를 병행해 사용하며 홍보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장거리 억제력에 대한 수요를 고려해 성능도 개선하고 있다. 현재 최대 290㎞인 천무의 사거리를 500㎞까지 늘리고자 장거리 미사일 CTM-500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중동 고객사의 요청으로 정부가 수출용 미사일에 대한 사정거리 제한을 기존 300㎞에서 500㎞로 완화하면서 미사일 개발의 물꼬가 텄다.
향후 L-PGW(Loitering Precision Guided Weapon·무인기 형태의 유도미사일)까지 결합하면 천무의 정밀 타격 능력이 한층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는 지난 6월 제주 군사 학술대회에서 천무 3.0 개념도를 처음 공개하며 L-PGW 탑재 계획을 밝혔다. L-PGW를 탑재한 미사일은 최대 300㎞까지 날아가 움직이는 적을 격추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업그레이드된 천무가 중동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환영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3차 세계대전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제한해왔다. 작년 11월에야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에이태큼스(ATACMS)'의 사용을 허가했다. 에이태큼스는 록히드 마틴이 개발한 사거리 약 300㎞의 지대지 미사일이다.
미국의 기조 변화에 유럽도 이를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유럽의 주력 미사일 중 하나인 영국 스톰 섀도는 사거리가 약 250㎞다.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엔 역부족이다.
영국은 독일과 사거리 2000㎞를 넘는 장거리 미사일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올해 5월 양국 국방장관을 계기로 유럽 공동 장거리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주도하자고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