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SPC그룹 파리바게뜨가 미국 시장에서 국내 5배를 웃도는 객단가로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 가맹점 평균 연 매출은 약 40억원으로, 2023년 국내 가맹점 평균 매출의 5배를 훌쩍 넘어섰다. 국내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미국에서는 프리미엄 전략과 현지화 마케팅이 가맹점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3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 프랜차이즈 공개서(FDD)에 따르면 파리바게뜨 미국 가맹점(119곳) 지난해 평균 매출은 285만8469달러(약 39억8500만원)였다. 직영점을 포함한 전체 점포(130곳) 평균 매출도 286만1550달러(약 39억8900만원)로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3년 기준 국내 가맹점 평균 매출(7억1076만원)보다 5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국내 시장은 코로나19 특수 종료 이후 배달 수요가 줄며 성장세가 꺾였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파리바게뜨 국내 가맹점 평균 매출은 전년보다 5.8% 줄었다. 같은 해 외식업 전체 가맹점 매출이 소폭 늘었지만, 제과·제빵 업종만 유일하게 34% 급락했다.
반면 미국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베이커리 수요가 확대되며 파리바게뜨의 입지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SPC는 공격적인 미국 현지 출점과 함께 건강·프리미엄 제품군, 현지 밀착형 마케팅을 강화, 북미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혔다. 미국 시장 성장성과 본사의 적극적 지원 전략이 맞물려 가맹점 객단가는 물론 수익성 확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SPC그룹은 북미 공략에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텍사스주 벌리슨에 1억6000만 달러(약 2230억원)를 투자, 15만㎡ 규모 대형 제빵 공장을 짓고 있다. 오는 2027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이곳은 북미뿐 아니라 향후 중남미 생산 거점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현재 북미에 25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파리바게뜨는 2030년까지 1000개 매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허영인 SPC그룹 회장을 비롯 오너 일가가 북미 전략을 직접 챙기며 사업 전반에 힘을 싣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허 회장은 텍사스 제빵공장 투자와 관련해 현지 점검에 나서는 등 북미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장남인 허진수 SPC 사장 역시 북미 가맹사업 확대를 위해 미국 출장과 현지 가맹점주 대상 컨벤션에 참여하며 현지 네트워크를 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SPC가 북미 시장을 그룹의 최우선 성장축으로 보고, 최고 고위급 경영진이 전면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베이커리 수요가 급성장해 파리바게뜨 선점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가맹점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