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중앙아시아 국가의 에너지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인구 증가에 따른 에너지 수요 급등이 요인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지정학적 영향력도 확대될 전망이다.
16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산하 신흥지역정보 종합지식포털 ‘EMERiCs 러시아·유라시아’에 따르면, 올해 8000만 명을 초과한 중앙아시아 인구 수는 오는 2050년 1억 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난방, 조리, 운송, 전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에너지 수요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다만 중앙아시아 에너지 인프라 대부분이 소비에트 시대에 건설된 노후한 시설이라 현재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인 상황이다.
실제 카자흐스탄 에너지부는 "2030년까지 국가 전체적으로 6GW 이상 규모의 전력 부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앙아시아 전체로는 약 9GW 규모의 전력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아시아 지역은 오는 2030년까지 연간 최대 250억㎥ 규모의 천연가스를 수입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현재 수입량의 두 배에 달하는 양이다.
이에 중국과 러시아가 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통해 중앙아시아에 대한 지정학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를 통해 중앙아시아 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 2009년 중앙아시아-중국 가스 파이프라인의 첫 번째 지선이 개통된 이후 총 6400km에 달하는 4개 지선이 구축됐다.
러시아는 지난 2023년 10월부터 중앙아시아-중앙(CAC) 가스 파이프라인의 역방향 운영을 시작해 중앙아시아에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은 가스 공급량을 올해 말부터 연간 33억㎥에서 110억㎥로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