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가는 K-소부장]② AI·HBM·3D 공략하는 넥스틴 "국산화율 80%, 기술로 승부"

‘다크필드’로 美 KLA와 나란히…AI·3D 패키징 시장 공략
2030년 매출 3000억 목표…인재 확보 위해 산학협력 확대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이 제조업의 뿌리다'. 이는 더 이상 허울 좋은 구호가 아니다. 국내 제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필승(必勝) 전략'이다. 인공지능(AI) 확산과 미래 모빌리티 보급 확대 등 산업 전반이 고도화되면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중요해지고 있다. 단순히 제조 공정의 혁신만으로 첨단 산업의 경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없다. 소재와 부품 산업군 까지 함께 발전해야 진정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소부장 기업들이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중국 기업들은 빠르게 추격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의 관세 전쟁으로 외부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 '세계로 가는 K-소부장' 기획은 대내외 위기 상황 속에서 국내 소부장 기업들이 기술·공급망 등 경쟁력 강화 전략을 집중 조명하려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자립 기반을 마련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정책적 지원 방향도 함께 모색한다.  -편집자주-

 

[더구루=김은비 기자]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커질수록, 넥스틴의 기회도 함께 커집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검사 장비 역시 새로운 진화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넥스틴은 '보이지 않는 결함'을 잡아내는 기술를 내세워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의 핵심 조력자가 되고자 합니다.”

 

김학진 넥스틴 부사장은 경기 화성 동탄 본사에서 본지와 만나 “최근 HBM·AI·3D D램으로 패키징 기술이 급변하고 있다”며 “넥스틴은 엑스레이와 워핑·크랙 탐지 등 신규 검사장비 포트폴리오를 통해 고객 다변화와 수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크필드’ 기술 기반, 독자적 성장 모델 구축…AI·HBM·3D 집중

 

넥스틴은 반도체 검사장비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다크 필드 인스펙션 시스템을 상용화한 기업이다. 위성 촬영에 비견되는 광학 기술을 바탕으로, 회로 패턴의 미세 결함까지 감지하는 옵티컬 인스펙션 시스템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353나노 파장의 산란광을 활용한 '다크필드' 검사 기술은 미국 KLA와 넥스틴만이 상용화한 수준으로, 빠른 속도와 정밀도를 동시에 갖췄다.

 

이러한 기술력을 토대로 넥스틴은 HBM 적층 공정에 특화된 검사장비 '크로키(KROKY)', 낸드플래시 채널홀 전용 '아이리스(IRIS)', 하이브리드 본딩 대응 엑스레이 장비 '넥스레이(NeXray)' 등으로 검사 장비 풀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크로키는 HBM 적층 구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세한 결함을 빠르고 정확하게 검출, SK하이닉스에 대규모 공급되며 실제 양산 라인에서 검증을 마친 상태다. 김 부사장은 “HBM은 8단에서 12단, 향후 16단까지 적층 단수가 늘어나며 칩을 더 얇게 가공해야 한다”며 “갈아낸 칩은 워핑 현상으로 크랙이 발생하기 쉬운데, 이를 검출하는 ‘크로키’ 장비가 현재 매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핵심 장비 '아이리스(IRIS)'의 경우 낸드플래시 채널홀 내부 불량을 다초점 방식으로 탐지해 결함을 잡아낸다. 현재 일본 키옥시아의 품질 평가 단계에 있으며, 평가를 통과할 경우 글로벌 주요 고객사 확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넥스틴은 최근 미국 엑스레이 검사 전문기업 액시오매틱(Axiomatique)과 합작법인 ‘넥스레이(NeXray)’를 설립, 엑스레이 기반의 비파괴 검사장비 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하이브리드 본딩 공정에서는 칩 간 범프가 사라져 기존 광학 방식으로는 검사가 어려워짐에 따라 엑스레이를 통한 정밀 검사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적층된 다이 사이 미세한 틈새나 이물질을 비파괴 방식인 엑스레이로 검사할 수 있어 12단 이상 HBM이나 3D D램의 고난도 공정에도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별 맞춤 전략으로 수출 확대”…미·일·유럽 등 글로벌 진출 가속화 

 

넥스틴은 글로벌 고객군 니즈에 맞춘 맞춤형 검사 장비로 수출 포트폴리오를 본격 확대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국가별로 반도체를 전략 산업으로 밀어붙이고 있어 자연스럽게 넥스틴의 기회도 늘어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해 미국·일본·유럽·동남아 등 전 세계에 반도체 생산기지를 확장, 고객별 최적화된 장비를 선제적으로 제안하며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넥스틴은 현재 전체 매출 비중 88%를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마이크론·인텔 등 주요 글로벌 고객사들과도 데모 테스트 및 협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 2030년 매출 3000억 목표…기술 독립 기반 글로벌 기준점 도약 선언

 

다만 중국 장비업체들의 빠른 성장은 위협 요소로 꼽힌다. 김 부사장은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인 재정 지원, 디바이스 업체의 기술 공유, 고급 인력 저변까지 삼박자를 갖췄다"며 "기술적 우위를 지속 확보하지 않으면 금세 따라잡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부사장은 "특히 중국 하얼빈대학은 패키지 전공 석박사 과정 인원이 1200명, 교수만 120명”이라며 “한국 중소기업도 고급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넥스틴은 현재 서울대, 공주대, 한양대 등과 산학협력을 통해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R&D 중심 인턴십 프로그램도 적극 운영 중이다.

 

넥스틴은 오는 2030년 매출 3000억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실제로 넥스틴은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 1159억 원, 영업이익 504억 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4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김 부사장은 “소부장 산업은 어려운 길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길”이라며 “혁신 기술이 있다면 글로벌 고객들은 반드시 찾아온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술 독립 없이는 생존도 없다”며 “넥스틴이 글로벌 후공정 검사 시장의 기준점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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