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美 웨스트 라파예트 공장 부지 소송 하나로 '병합'

소송 2건 병합으로 법적 절차 간소화 전망
주민 반발 속 SK하이닉스 공장 건설 일정 변수 '주목'

[더구루=정예린 기자]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파예트에 짓는 반도체 공장을 둘러싸고 제기된 2건의 주민 소송이 하나로 병합될 가능성이 커졌다. 소송이 단일 사건으로 처리되면 공장 건설을 지연시킬 수 있는 법적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2일 인디애나주 라파예트 지역지 '저널&쿠리어(Journal & Courier)'에 따르면 티퍼카누 서킷 법원의 션 퍼신 판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열린 심리에서 "티퍼카누 카운티 내 두 법원이 같은 문제를 따로 다루는 건 비효율적"이라며 "사건을 병합하는 방향이 맞다"고 밝혔다.

 

이어 "모두가 이걸 하나의 사건으로 다루는 게 합리적이라는 데 동의하는 것 같다"며 "정확히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모든 사건이 이 법원으로 오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동일한 사안을 두 법원이 따로 심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보고, 소송을 병합해 단일 재판으로 처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먼저 소송을 제기한 로라 마리 윌리엄스 측의 사건이 기준이 돼 2건 모두 티퍼카누 서킷 법원에서 통합 심리될 가능성이 크다.

 

소송은 지난달 4일 지역 주민들이 제기했다. 로라 마리 윌리엄스는 웨스트 라파예트 시의회, 티퍼카누카운티 지역계획위원회(APC), 퍼듀리서치재단(PRF), SK하이닉스를 상대로 티퍼카누 서킷 법원에 소송을 냈다. 약 5시간 뒤 칼 자니치와 션 새서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동일 피고들을 상대로 수퍼리어 1 법원에 별도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이 단일 사건으로 병합되면 SK하이닉스로서는 법적 대응 비용과 절차적 복잡성이 줄어들어 일정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2건의 별개 소송으로 각각 대응할 경우 중복된 자료 제출, 법정 출석, 변호사 비용 등이 발생하고, 판결 결과가 상충할 우려도 있다. 병합되면 하나의 재판부가 동일한 기준으로 판단하게 되므로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고, 장기적으로 공장 건설 일정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문제가 된 부지는 웨스트 라파예트 북부의 121에이커 규모로, SK하이닉스가 약 38억7000만 달러(한화 약 5조2000억원)를 투입해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을 위한 첨단 패키징 시설을 조성할 핵심 입지다. 웨스트 라파예트 시의회는 지난 5월 이 부지를 주거용에서 산업용으로 변경하는 재지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해당 부지가 주택단지와 학교, 공원과 인접해 있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앞서 지난 3월 지역계획위원회는 교통 혼잡, 환경 오염, 주거환경 훼손 등을 이유로 재지정 요청을 부결 권고했지만, 시의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산업용 전환을 강행했다. 

 

SK하이닉스는 소송과 무관하게 공장 건설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현재 환경영향조사 등이 진행 중이며, 2028년부터 생산을 시작하겠다는 기존 계획에 변함이 없다는 방침이다. 시 당국도 현재까지 공사 진행을 막는 가처분이나 집행정지 명령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지역사회의 우려 해소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첫 주민 설명회를 열고 한국 이천 공장의 사례를 들어 철저한 환경 기준 준수 계획을 공개했다. 또 지역자문위원회 발족, 퍼듀대학교와의 협력을 통한 인재 양성, 화학폐기물 외부 이송 방안 등도 약속했다. <본보 2025년 4월 14일 참고 '드림팀' 꾸린 SK하이닉스, 美 인디애나서 첫 공청회…환경 규정 준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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